[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을 미루고 있다. 그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서울에 모여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신 회장은 일본 현지 주주총회에 대비해 우호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 롯데그룹 회장은 당초 전날인 31일 예정이었던 귀국 일정을 연기했다. 앞서 28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29일 형 신동주 전 부회장, 30일 어머니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등 온 가족이 입국해 한국에 모였지만 최근 롯데가를 둘러싼 '형제의 난'의 핵심 당사자는 일본에서 잠행 중인 상태인 셈이다. 전날 신 전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밤 늦게까지 진행된 신 총괄회장의 선친 신진수 씨 제사에도 당연히 나타나지 않았다.
신주쿠에 위치한 일본롯데 본사는 최근 사태 이후 경비를 강화, 출입구를 서너명의 경비원으로 봉쇄한 상태다. 신 회장은 매일 이곳 일본 롯데 본사로 출근해 임원회의를 주재하며 주주총회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장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과 등진 신 회장의 입장에서는 일본 내 주주 및 주요 임직원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반격의 기회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주말 동안에도 입국하지 않고 일본에 머물 계획이다. 향후 언제 쯤 귀국길에 오를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한국에서 전세를 완전히 역전시켰다는 평가다. 인터뷰에 이어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했다는 지시서 및 육성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그는 "모든 것은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면서 "아버지는 건강상태는 경영적 판단을 충분히 하실 수 있을 만큼 양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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