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에 힘 실어줘
러시아·인도네시아 복합쇼핑몰 인수, 제2롯데 주차문제 등 경영타격 우려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롯데그룹 '왕자의 난'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의중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가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이 진행 중이던 사업이나 인수합병(M&A)건은 물론 제2롯데 운영까지 줄줄이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31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해임 지시서에 이어 이를 뒷받침하는 신 총괄회장의 육성을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이 건강한 상태임을 추정할 수 있는 육성 녹음파일에 그의 세 번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식품회사 사장까지 "후계사는 신동주"라고 공언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이 한치 앞도 모르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자칫 한국 재계서열 5위인 롯데그룹 경영이 타격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지휘 하에 재계 서열 5위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 회장이 2004년 롯데정책본부장으로 경영에 본격 참여할 당시 한국 롯데 매출은 32조원이었다. 현재는 자산만 83조원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신 회장은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며 얻은 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활발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해왔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해 안착시킨데 이어 최근에는 KT금호렌터카를 인수해 롯데렌터카로 이름을 바꿨다.
해외에서는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뉴욕팰리스호텔을 1조원 규모에 인수, 호텔롯데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이끌었고 러시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복합쇼핑몰 인수를 추진 중이다. 올 투자액도 사상 최대인 7조5000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산적한 문제도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제2롯데월드는 최근 주차예약제를 해제하긴 했지만 여전히 구매고객 주차비 할인정책 등이 없어 집객이 어렵다. 안전문제로 인한 낙인도 지우지 못했다. 100층을 갓 돌파한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돼 제2롯데월드 경영이 안정되기까지는 롯데그룹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후계구도 열쇠를 쥐고 있는 신 총괄회장이 감정적인 선택보다 명확한 기준으로 경영승계를 마무리해 롯데그룹 경영이 타격받지 않길 바라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재계 5위 그룹인만큼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타격을 주지 않고 그룹을 더욱 성장시킬 후계자가 필요하다"며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합리적이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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