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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가족에 남긴 유서 보니…"짊어질 짐 무겁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3초

국정원 직원, 가족에 남긴 유서 보니…"짊어질 짐 무겁다"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사진=YTN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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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이 불거진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국정원 직원 임모(45)씨가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가 20일 공개됐다.

임씨는 사망 전 A4용지 크기 노트 3장에 가족과 부모, 직장에 유서를 남겼다. 이 중 직장에 남긴 유서 1장은 전날 먼저 공개됐다.


임씨는 유서에서 아내에게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王)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아이들)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자녀들에게는 "(큰딸에게)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OO 잘 마치고 훌륭한 OO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라고 적었다.


임씨는 "아버지.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OO라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죄송합니다"라며 부모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의 요청으로 사건 직후 유서를 비공개하다보니 일각에서 불필요한 의혹들이 제기돼 유서를 공개하는 쪽으로 유족들을 설득해왔다"며 "추가 공개된 유서에는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오전 4시50분께 임씨가 집에서 나온 뒤 인근 마트에서 호일도시락 2개, 소주 1병, 담배 1갑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호일도시락은 번개탄에 불을 피우는데 사용한 것으로, 차량 뒷좌석과 조수석에서 발견됐다.


임씨의 차량은 오전 6시20분께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서 1㎞가량 떨어진 지점 도로를 지나는 장면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지만 이후 나오는 장면은 찍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번개탄 구입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제반 증거를 고려할 때 전형적인 자살사건으로 보고 조만간 사건을 내사종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유서 전문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아이들)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OO아.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OO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OO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와 OO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


OO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OO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OO이라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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