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민간 사찰 없었다?"…국정원 직원 죽음이 더 키운 의혹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국정원 직원 임모(45) 과장이 내국인 감청을 전면부인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오히려 관련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국정원의 불법 감청 의혹의 원인이 된 이탈리아 업체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구입한 임 과장은 18일 내국인에 대한 사찰을 부인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채 발견됐다. 임 과장은 유서에서 내국인과 선거 등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면서도, 대(對)테러ㆍ대북 공작 활동에 관한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혀 죽음에 석연치 않은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임 과장이 내국인 사찰 의혹에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의문점으로 남는다. 임 과장은 국정원에서 20년 동안 사이버 안보 분야를 담당했다. 2012년 대선 직전 국정원이 이탈리아에서 휴대전화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데 관여했고, 이후 프로그램 운용을 맡아 왔다. 전문가들은 임 과장이 베테랑 개발자로서 내국인 사찰 의혹에 대해 얼마든지 반박이 가능한 지식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국정원의 결백을 주장할 만한 근거를 가진 개발자가 돌연 목숨을 끊은 점은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임 과장의 역할이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임 과장은 해킹 프로그램 도입ㆍ운용의 실무자로 윗선에서 정해진 대상을 감청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만 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 과장이 과연 극단적 책임을 져야 할 만한 자리에 있었던 것인지가 의문이다. 임 과장이 내국인 사찰에 대해 개입됐을 소지를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정황이다.

임 과장이 죽기 전 삭제한 자료도 의혹이 일고 있다. 임 과장은 유서에 대테러나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자료를 자신이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은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물을 추출하는 기법)으로 해당 자료를 100% 복구 가능하고, 삭제된 자료의 국회 정보위원회 공개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안보 분야 전문가로 일한 임 과장이 이같이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을 몰랐을리 없다고 보고 있다. 복구가 될 것을 알면서도 자살을 결심하기 전 삭제한 이유가 불분명한 것이다. 임씨가 삭제한 자료는 국정원이 2012년 구입한 20개 해킹 회선 중 대북 감시용이었다고 밝힌 18개 회선과 관련된 내용일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는 감시 대상이나 대테러 담당자 신분 등 민감한 정보가 모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 가운데 내국인 사찰에 대한 자료도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임 과장의 죽음으로 국정원에 대한 의혹은 더 깊어지고 있다. 내국인 사찰이 전혀 없다는 국정원의 주장에 대해 전면 재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국정원이 공개한다는 임 과장의 삭제 자료 복구에 대해서도 은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임 과장이 삭제시 복구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또 국정원 자체가 복구를 100% 하지 않고 공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원이 필요한 부분만 복구해 보여주고 (내국인 사찰에) 깨끗하다고 호도할 가능성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국정원의 은폐 가능성에 대해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청문회ㆍ국정조사ㆍ검찰수사 의뢰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 또는 수석부대표,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가 모여 향후 국회차원의 대책을 논의한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