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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사회 분열을 막아주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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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사회 분열을 막아주는 음식 이명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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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기념하는 정부의 공식 구호가 '갈등과 분열을 넘어 미래로 통일로'인 모양이다. 곳곳에서 이 표어가 적힌 현수막들을 볼 수 있다. 지난 4월에 서울 수유리 4ㆍ19 국립묘역에 갔을 때도 4ㆍ19 혁명 기념행사 주관처인 국가보훈처 이름으로 이 플래카드가 내걸린 것을 보고 다른 곳도 아닌 4ㆍ19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이런 구호를 보게 될 줄이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표어가 단지 4ㆍ19만이 아니라 올해 우리나라의 '국론'을 모으는 주문과도 같은 것인 듯하다.


'통일'. 무척 좋은 말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통일과 화합은 결과로서, 목적으로서 추구해야 할 것이지 어떤 전제나 출발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일 듯하다. 여기서 정치란 갈등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대립, 분열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는 초보적인 상식을 얘기할 필요까진 없을 듯하다. 다만 세상의 모든 현상과 물질은 대립을 통해 통일하고 분열을 거쳐 일치하는 게 아닌가 라는 것만 얘기하고 싶다.

사람의 삶도 실은 분열이 곧 성장이다. 우리 몸은 세포가 분열함으로써 더 큰 통일체가 되는 것이며,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야(분열해야) 더욱 성숙한 부모ㆍ자식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의 분열이 있어야 미래에 통일이 있는 것이며, 그래서 분열을 막는 것은 오히려 진정한 통일의 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나라의 분열과 갈등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은 이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분열과 갈등을 쉽게 없앨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다. 그건 식생활을 바꾸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즉 분열과 갈등을 막는 데 특효인 음식이 있으니 정부는 온 국민이 이를 열심히 먹도록 권장하라는 것이다.

먹어야 할 음식은 바로 양파다. 이걸 먹으면 양쪽 파를 다 아우르게 된다. 분열할 마음을 갖지 않게 해 주는 '분열증 예방 및 퇴치 특효 식품'이다. 반대로 피해야 할 음식도 있다. 바로 쪽파다. 어느 한 쪽을 편드는 습성을 갖게 하는 나쁜 음식이다(쪽파를 너무 많이 먹어 반대 파를 용납하지 않는 이들을 '파시스트'라고 한다. 한때 파시즘에 의해 인류문명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던 것은 그러니까 식생활 문제 때문이었던 것이다).


분열을 넘어 통일을 추구하는 국가보훈처와 정부는 국민들로 하여금 하루에 양파 한 개씩을 의무적으로 먹도록 아예 법제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이명재 논설위원 pr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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