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무료' 마케팅 여전히 성행
방통위 제재·관련 업계 반발 안먹혀
방통위 "허위광고 방지 위한 구체적 세부 방안 마련"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은 결합상품의 '무료' 마케팅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와 관련 업계의 강한 반발도 전혀 먹히지 않고 있어 제도개선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선 유통망에서는 이동통신 회선을 결합하면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TV(IPTV)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공짜 마케팅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다.
규정상으로는 이동전화ㆍ초고속인터넷ㆍ방송 등 각 상품별로 할인이 들어간다. 그러나 실제로 특정 상품이 공짜가 아닌데도 각 상품별 할인액을 특정 상품으로 몰아 '특정상품은 무료'라는 식의 미끼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결합상품을 구성할 때 개별 상품의 표준요금보다 30% 이상은 할인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이같은 '허위ㆍ과장 광고'를 한 이동통신3사에게 각각 3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날 용산ㆍ명동ㆍ광화문 등 서울 시내 주요 매장들을 둘러본 결과 사실상 모든 매장이 소비자들에게 "결합하면 무료"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방통위의 과징금 제재 이후 '공짜'라고 명시된 판촉물이나 매장 내 디스플레이 등은 폐기했다지만 소비자들로 하여금 특정 상품이 '무료'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행위는 여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대리점 관계자는 "방통위의 과징금 제재 이후 본사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기는 한다"면서 "공짜나 무료라고 명시된 디스플레이나 판촉물을 전량 폐기했지만 인터넷 무료 서비스는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규제당국인 방통위는 조만간 발표될 결합상품 관련 제도 개선안에 이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방통위 관계자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세부방안을 마련될 부분"이라며 "사업자 담당자들과 허위 광고 재발 방지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몇 번을 경고했음에도 또 이런 행위가 만연한다면 다시 조사를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도 공짜 마케팅을 근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CR)전략실장은 지난 19일 열린 '누구를 위한 결합상품인가' 토론회에서 "방송ㆍ인터넷 무료와 같은 허위 과장광고 등 잘못된 판매 관행은 시정하고 근절돼야 한다"며 "유료 방송 제값받기 같은 본질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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