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인증 받은 제품 내달 유통…손보사들, 7~8월 특약 내놓을 듯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바가지' 논란을 낳고 있는 수입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료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품질인증을 받은 국산 부품이 내달 유통되면서 값비싼 수입 부품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4일 보험업계와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부품협회(KAPA)가 인증하는 수입차 대체부품이 다음 달 시중에 유통된다. 현재 국내외 13개 업체, 총 40개 부품이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를 통해 품질인증 시험을 받고 있다. 이를 통과하면 내달 중 인증씰이 부착된 부품이 판매되기 시작한다. 지난 1월 인증제가 시행된 이후 6개월만에 품질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이 나오는 것이다.
자동차부품협회 관계자는 "인증번호가 부여된 인증씰을 통해 이력조회를 하면 대체부품의 유통부터 정비사용처까지 다 알 수 있다"며 "품질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류, 공장심사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심사도 철저히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8월에는 자동차 수리기준에 대한 연구결과도 나온다. 지난 4월 손해보험협회가 한 대학에 연구용역을 맡긴 것으로, 수입차의 경우 경미한 사고에도 부품 전체를 교체해 수리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도금, 판금만해도 충분한 데 그동안엔 이를 결정하는 기준이 없어 부품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동차 운영상 문제가 없는 경우 어느 선까지 수리를 하는 것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맡겼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와 국토부 등 관련 부처는 연구 결과를 검토해 고시와 약관변경 등 절차를 밟는다. 수입차 수리비가 과도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대체부품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그간 수입차 수리비를 낮추기 위해 업계관계자, 전문가와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눴다"며 "금융위에서도 표준약관 변경 등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수리비는 총 1조1017억원으로 전년대비 13.9%나 증가했다. 평균 수리비는 275만원으로 국산차(95만원)에 비해 3배 가량 높다. 특히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원인으로 수입차 수리비를 지목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지난 5년간 매년 수리비가 20%씩 늘어났다"며 "저렴한 가격에 성능이 동일한 대체부품이 적용된다면 보험사의 손해율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대체부품 활성화에 맞춰 관련 특약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체부품 인증결과가 발표된 뒤 7~8월 중 특약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특약의 형태는 정품과 대체부품의 차액 일부를 돌려주는 형태로 기존 '중고부품' 특약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부품=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순정부품과 비교해 성능이나 품질이 동일하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정부는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해 올 1월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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