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목표가 국제적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설정의 주요내용과 과제' 보고서에서 "지난 11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기존의 노력과 반대되는
사항으로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를 8억5060만t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14.7~31.3%에 해당하는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4개의 시나리오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녹색성장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1개의 목표를 확정하고 이달말까지 UN에 온실가스 감축공약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이번 감축안은 지난 2011년 감축목표와 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배출량이 오히려 2.9~27.8% 증가하도록 설정됐다"며 "2011년과 2014년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했던 사항을 1년만에 전면적으로 수정한 것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2011년 7월 녹색성장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2020년까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확정한 바 있다. 당시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BAU)을 7억7600만t으로 정하고 2억3300만t(30%수준)을 감축, 2020년 온실가스 목표배출량을 5억4300만t으로 정했다.
2020년까지 2005 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4% 감소를 목표로 했던 기존 감축목표와 비교할 때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7년 기준으로 6억2000만t으로 세계 9위에 해당한다"며 "2009년 자발적으로 2020년까지 배출전망 대비 30% 감축이라는 공약을 자발적으로 제시했고 이행을 위해 녹색성장전략 채택, 배출권거래제, 목표관리제 실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위한 정책수립과 입법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2년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송도 유치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선도하는 국가로서 위상을 다져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INDC를 제출한 38개국 모두 기존의 온실가스 감축공약보다 강화된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국제적 비판의 대상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 논의에서 우리의 발언권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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