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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왜 혁신인가] 삼성 베트남 공장, 설비 높이 10㎝ 낮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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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배려경영이 기업파워다

[기업,왜 혁신인가] 삼성 베트남 공장, 설비 높이 10㎝ 낮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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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의사소통에 있어 대한민국이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횃불을 피워 상황을 알리는 봉수제와 말이나 사람 편에 소식을 전달하는 파발제가 사라진 것은 1984년 갑오개혁 이후. 불과 120여년전까지만 해도 백리 밖 소식을 전하려면 까마득한 시간이 걸렸다는 얘기다.


굳이 옛날 얘기를 들춰내지 않더라도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것은 혁신의 첫 단추다. 물리적인 제약을 파괴하고 뛰어넘어야 '그 다음(Next)'으로 갈 수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단순한 시공간을 초월하는 생활패턴을 확립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개념적 제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스마트 워크, 시작은 '작은혁신'= 실리콘밸리로 눈을 돌리면 이해가 쉽다. 구글을 비롯해 다수의 IT기업들은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 24시간 식당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본인이 원할 때, 배고플 때, 여유 가 될 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의 패턴에 방해받지 않고 일하면서 상승하는 일의 능률과 효율 가치가 24시간 식당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뛰어넘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갖춰놓은 시스템이 '최적의 것'이 아니라는 의심에서 비롯된 작은 혁신의 예다.


국내 대기업 역시 최근 효율을 위한 '작은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업무 시스템은 대기업에서 협력사, 그리고 일반 중소기업으로 확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다.

한라그룹의 경우 '워크 스마트(Work Smart)' 활동의 일환으로 종이 없이 일하기, 자료 없이 회의하기, 이메일로 보고하기와 같은 밀착형 혁신을 꾀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종이 없는 회의' 등 업무효율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한라그룹의 '워크 스마트'는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과제를 만들어 이행하는 방식으로 첫 걸음을 뗐다. 2013년 모바일 전자결제 환경을 도입하면서 간결한 보고체계를 완성했다. 부서별로 사용하던 프린트 장비를 제거하고 복합기 통합운영을 통해 연간 2000만원 가량의 유지비를 절감했고, 전년 대비 20% 이상 복사용지 사용을 줄였다.


최근에는 회의시간에 테이블에 놓였던 두꺼운 자료뭉치가 없어졌다. 층별 컬러 프린터기는 단 한대로 줄었고, 회의실에는 컨퍼런스콜이 설치됐다. 다른 차원의 접근이지만, 한라그룹은 CEO와의 점심식사, 임원과의 층별 허그타임(임직원이 서로 부둥켜안는 것) 등 일상에서 직급 간 제약을 허물어버리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PC오프'를 도입해 작은 혁신을 이뤄냈다. PC오프는 업무 종료시간이 되면 컴퓨터 종료 안내문이 뜨고 10분이 지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 습관적인 지연 퇴근과 연장근무를 '차단'해 오히려 능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근무도중 컴퓨터의 전원이 꺼지자 난감해하던 직원들은 집중도를 높이고 '저녁이 있는 삶'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PC오프'는 영유아용품 업체 제로투세븐도 시행하고 있다,


◆쪼개기 경영과 하늘을 나는 태블릿=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선진국이 개인의 역량보다는 기업의 시스템을 통해 업무처리가 가능한 형태를 이상적으로 보고있다. '창의성'을 운운하며 이것에 대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혁신의 DNA가 자연스럽게 체득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역시 혁신이고 창의다.


SK이노베이션은 정철길 사장의 '쪼개기 경영'으로 혁신경영을 실현중이다. 한 달 단위로 진행했던 회의 및 보고는 월 단위로, 월 단위로 진행했던 것은 주 단위로 단축한 것. 정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조직문화 프로세스 등에 지난 6개월 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이를 위해 가장 변화하고 있는 것이 스피드"라고 말했다. 더 바쁘게 일하라는 재촉으로 느낄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과정과 형식을 파괴해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사람도 빨라지고 프로세스도 빨라진다"면서 "과거 분기별 한 번씩 미팅하던 것을 한 달에 한 번씩, 한 달에 한번은 위클리로 한다. 이게 SK이노베이션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3~5년 하면 눈에 띄게 차이가 벌어져 SK이노베이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생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 계열 내 자회사 간, 사업부서 간, 팀 간, 구성원 간 정보의 사일로(Silo, 회사 안에 성이나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부서)를 제거해나가자는 취지에서 리더들의 역할에 무게를 싣고 구조개선에도 나선 상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임원진에게 갤럭시탭을 지급했다. 365일 24시간 회사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사항은 지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모바일 서류 결제를 통한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혁신적이다. 2013년 조 회장은 A380 항공기에도 승무원들을 위한 갤럭시탭을 탑재했다. 책자로 된 기내 메뉴얼 대신 태블릿PC를 활용하면 이동의 제한과 부피와 무게의 제약 등을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부와 물리적으로 차단된 '항공기'라는 공간에서 업무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바닥다지기의 역할을 했다.물론 이 갤럭시탭은 최근 한진그룹을 둘러싼 '땅콩회항' 논란에까지 등장한 비운의 기기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업무 선진화에는 큰 기여를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0cm'의 변화로 효율을 이끌어냈다. 베트남 복합단지 내 기계설비는 다른 국가 설비보다 10cm 낮게 설계됐는데, 베트남 직원들의 평균 신장을 감안한 것이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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