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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혁신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 조정 '금융지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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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유출로 정보공유 차단돼 종합금융서비스 한계점 노출…임직원 겸직 규제완화 목소리

은행에 쏠린 투자구조도 조정 필요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1%대 초저금리 시대 금융지주 맏형 격인 은행은 점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예대 마진도 신통치 않고, 국내 시장은 치열한 점포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접어든지 오래다. 은행이 돈을 벌어 금융지주 내 다른 자회사들을 견인하던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은행의 저수익 기조와 달리 근래엔 증시 활황으로 증권회사가 조금씩 기를 펴고 있다. 은행에서 탈출한 자금이 주식시장 문을 두드리고, 주식 거래가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거래수익이 늘어나는 식이다. 자산운용사는 큰돈을 모집할 만한 펀드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은 중금리 상품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계열 금융회사들의 현주소다. 금융지주 입장에선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금융지주 내 맏형(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다보니 자회사 간 시너지를 어떻게 창출하고, 위험을 어떻게 분산시키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시너지 창출 능력은 금융그룹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의사결정이고 혁신이다.

◆규제가 지주사 시너지 약화=하지만 현실에선 시너지 창출 효과가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후 오히려 수익성이 하락하거나, 금융지주회사에 속한 은행들의 경우 금융지주회사에 속하지 않은 은행들에 비해 수익성이 높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시너지 창출 효과가 미약한 근본 원인은 인력ㆍ정보 이동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계열 금융사 간 합리적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선 계열사 간 임직원들의 겸직이 허용되고, 한 계열사가 모집한 마케팅 목적의 정보를 다른 계열사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거리가 멀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지주회사의 원활한 기능적 조직체계 활용과 시너지 창출 효과 증대를 위해 임직원 겸직에 대한 제도ㆍ감독적 제약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지주 내 계열사 간) 정보 공유에 대해 감독상 제약이 다소 존재해 기능적 조직체계 활용이 제한된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제도개선을 위해 금융사 현장점검에 나선 결과 금융지주는 '계열사 간 정보공유 제한 완화'를 제도개선 최우선 요건으로 꼽았다. 요컨대 고객 정보를 은행, 카드, 보험사 등 금융지주 내 계열사들이 공유하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고객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도 필요=금융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가 제한된 것은 지난해 1월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직후 이뤄졌다. 당시 금융당국은 마케팅 목적으로 고객정보를 공유하지 않도록 행정지도에 나섰고,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2항 '고객정보 제공 및 관리 법령'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차단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자회사 간 정보제공 제약과 겸직 등 시너지 창출을 저해하는 칸막이 규제를 제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전제조건으로 '과도하게 제약하는'이라는 단서가 포함됐고, 제거된 후 안착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시연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은행 중심으로 이뤄진 금융 산업 발달과 지주회사의 은행으로의 경영여력 집중과 리스크 지배구조 취약성 등의 요인이 작용해 낳은 결과"라며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아직까지 다양한 자회사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효과적인 통합적 위험관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금융지주의 통합적 위험관리 기능 강화도 금융지주 혁신의 전제조건 중 하나다. 계열사 간 정보ㆍ인력 공유에 따라 연쇄적 리스크 전이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은행업에 과도하게 쏠린 금융지주 내 투자ㆍ자원 배분 구조도 장기적으로 균형 조정이 필요하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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