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9시 미얀마와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
슈틸리케, 자유롭게 움직이며 2선에서 수비 공략 주문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미얀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첫 경기를 한다. 통산 열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관문이다. 대표팀은 원정경기와 더위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승리하기 위해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특히 손흥민(23·레버쿠젠)의 각오가 새롭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맛본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손흥민은 "본선까지 오르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약체와의 경기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큰 무대에 나가려면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밀집수비가 예상되는 미얀마의 허점을 공략할 열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은 왼쪽 측면 공격을 주로 책임지던 손흥민에게 보다 자유롭게 2선을 움직이는 '프리롤' 역할을 맡겼다. 상대 수비수 두세 명을 따돌리는 돌파와 과감하게 슈팅하는 공격적인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포석.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친선경기(11일·말레이시아·3-0 승)를 통해 가능성도 실험했다.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으로 계속 옮겨다니며 득점과 어시스트를 노렸다.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으나 중원에서 한두 차례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문전으로 연결하면서 실마리를 풀었다. 왼발잡이인 염기훈(32·수원)과 이재성(23·전북)이 포진한 좌우 날개와도 공존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손흥민은 유럽에서 한 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떨어진 경기 감각과 체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UAE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훈련을 계속하면서 제 컨디션을 찾았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이 공들이는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를 유도하는 임무도 병행한다. 미드필드부터 공을 몰아 빠르게 달려드는 그의 드리블은 상대의 반칙을 유도하면서 좋은 위치에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데 유리하다.
미얀마와 라오스의 1차전(11일·2-2 무)을 지켜본 장외룡 대한축구협회 기술 부위원장(56)은 "미얀마가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가 늦고 후반 들어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고 짚었다. 손흥민도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팀에 도움을 주는 활약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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