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 고객들 특성 반영해 직접 디자인한 상품이 각광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언더웨어 시장 역시 해외에서 한국산 상품에 대한 위상이 높아져가는 것을 보고 과감히 100% 국내생산으로 전환했습니다. 각국에 맞는 스타일과 품질로 승부해 글로벌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죠.”
‘체형 밀착형 슬림핏’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남성 언더웨어 전문몰 ‘오노레(www.onore.co.kr)’를 운영하는 함경일 대표의 말이다. 이탈리아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유명 브랜드 업체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그는 오랜 기간 연구를 거듭해 색다른 패턴과 디자인을 갖춘 오노레를 탄생시켰다.
3년 전 쇼핑몰 창업 당시 함 대표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패턴을 연구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해외 브랜드가 대부분 외국인 체형을 기준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는 “패턴과 디자인에 따라 엉덩이가 올라가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등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기존 상품보다 밑위가 짧고 얇기 때문에 불편할 것이라는 인식도 있었지만, 실제 구매해 입어본 고객들 사이에선 착용감이 우수하다는 후기가 많이 올라와 뿌듯하다”고 말했다.
함 대표는 몸에 직접 닿는 언더웨어인 만큼 합성섬유를 절대 소재로 사용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무늬와 색상만 바꿔 마치 신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것도 지양한다. 각 신제품의 재질과 패턴을 차별화해 고객들에게 매번 새로운 착용감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기존에는 비용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생산했지만, 해외 진출 시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100% 국내 생산방식으로 바꿨다. 대표가 직접 원단을 고르고 디자인하면서 원단 재편집이나 실, 밴드 등 부속품 하나까지 모두 국산만 고집한다.
이렇게 함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한 상품 디자인만 현재 200개가 넘는다. 특히 짧고 딱 달라붙는 드로즈와 길고 헐렁한 트렁크의 장점을 살린 ‘슬림트렁크’가 오노레의 대표상품이다. 적당히 밀착되면서 너무 짧지 않은 길이라 작년에 출시된 후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국내 남성들 체형에 맞는 상품 개발에 주력했다면, 이젠 해외 각지 특성에 맞는 상품을 제작해 글로벌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좋은 옷은 사람의 몸을 빛나게 해주는 것처럼 패션의 시작인 속옷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쇼핑몰을 보고 해외에서 문의해오는 고객들이 늘자, 함 대표는 2013년 12월 카페24(www.cafe24.com) 솔루션을 통해 영문 쇼핑몰을 열었다. 이어 작년에는 중문몰과 일문몰을 구축해 다양한 언어권으로 확장했고, 현지 트렌드를 분석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노레는 한국상품이라는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현지고객 특성에 맞는 디자인과 마케팅을 선보인 결과,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해외몰 매출이 300% 증가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함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얻은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말 국내에서 먼저 오프라인 직영매장을 오픈하고, 중국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한국은 속옷에 대해 아직 보수적인 문화가 있지만 해외는 개방적이고 시장 규모도 큰 만큼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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