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 권한을 이양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영국이 스코틀랜드에 더 많은 권한을 양도하는 문제는 지난해 9월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투표와 지난달 총선을 통해 영국 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스코틀랜드 권한 이양 논의가 제대로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스코틀랜드는 또 다시 수년 내 분리독립 투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스튜어트 호지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부대표는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권한 이양 문제를 진전시키지 못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분리독립 투표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주도했던 SNP는 지난달 총선에서 기존 6석에 불과했던 의석 수를 56석으로 크게 늘렸다. 스코틀랜드에 배정된 59석을 사실상 휩쓸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총선에서 예상밖의 압승을 거두고 보수당 단독 과반 정부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SNP는 캐머런에게 스코틀랜드가 대영제국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줬다.
지난해 9월 분리독립 투표에서 분리독립안은 부결됐다. 찬성 45%, 반대 55%였다. 하지만 당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로버트 스미스 경을 위원장으로 하는 스미스 위원회를 출범시켜 스코틀랜드에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하는 문제를 논의토록 지시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국 의회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셈이다.
나이젤 스터전 SNP 대표는 분리독립안 재추진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터전은 총선 유세 과정에서 SNP가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다고 해서 이것이 두 번째 분리독립 투표의 촉매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 국민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분리독립 투표를 재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스터전은 지난 13일 스코틀랜드 의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향후 분리독립 투표는 스코틀랜드 국민들의 결정에 얼마나 존중해 주느냐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터전 대표는 고용, 최저임금, 복지, 법인세 등의 정책에 관해 우선적으로 스코틀랜드에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 관련 단체들은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최저임금이나 법인세가 차이를 보이면 기업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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