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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논의 본격화…재정악화 최소화 vs 경기회복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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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종탁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추경이 가져올 득실을 제대로 따져서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채 발행을 통해 편성하는 추경인 만큼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추경이 투입되도록 해 재정악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규모 추경을 통해 경기회복의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전날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해 "경기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앞으로 메르스 사태 진정 여부를 좀 더 관찰해 가면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경기 보강을 어떻게 할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추경 편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은 추경 편성을 위한 법적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해당되는지를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가재정법 89조는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만 추경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추경 요건에는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올 2분기 성장률도 1%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메르스 사태가 이번 주말을 고비로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 4차 감염과 지역감염 등을 통해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게 되고 국가재정법상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2013년 추경 편성 때는 7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0%대를 기록했다.

올해 말 예상되는 재정절벽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4분기에는 세수 부족 사태로 성장률이 0.3%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기재부는 올 들어 4월까지 법인세 등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세수 상황이 좋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 되면 6월 이후에는 자신하기 어렵다.


또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50%로 낮추면서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확대 유도는 사실상 한계에 이르렀다. 예금금리는 내리는데 대출금리가 그만큼 인하되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할 경우 정책목표인 유동성 확대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통화정책과 함께 재정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는 이유다.


이처럼 추경 편성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추경의 득실 논란도 번지고 있다. 추경은 지금처럼 경기가 급속하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굵직한 정책이다. 최근에는 2006년(2조2000억원), 2008년(4조6000억원)에 이어 2009년에는 28조4000억원 규모의 슈퍼추경을 편성했다. 현 정부 들어서는 2013년에 17조3000억원의 대규모 추경을 짰다.


2008년만 해도 전년에 남은 세계잉여금(총세입-총세출) 16조원을 활용해 추경 재원을 마련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이후에는 국채를 발행하는 것 외에는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2003년에도 추경 17조3000억원 가운데 15조8000억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했다.


국가채무도 그만큼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올해 국가채무는 570조3000억원으로 예측했다. 2013년에 발표했을 때에는 550조4000억원이었다. 추경에 따른 재정악화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올해 추경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재정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들어 세수 확대는 어려워진 반면 복지예산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의 저성장 초기와 비슷한 상황인데 일본은 무리한 재정정책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했다"면서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하고 재정정책은 보조수단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중장기 재정 전망을 볼 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재정을 더 풀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큰 재앙이 올 수 있다"면서 "추경의 부작용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이에 대해 "경기가 회복추세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빨리, 충분한 규모로 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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