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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KCC로 자사주 매각 적법…주주 위한 결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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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vs 엘리엇, 이번엔 자사주 매각놓고 갑론을박

삼성물산 "단기차익 실현 목적 해외 헤지펀드 공격…회사와 주주 이익 보호하겠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반대 공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11일 오전 삼성물산은 전일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것과 관련,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적법하고 정당한 결정"이라는 입장자료를 냈다. 이날 오전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에 반대하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박이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 제고 등 당초 합병 목적을 원활하게 달성하겠다"며 "단기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으로부터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후 차익을 챙겨 떠날 것이라는 전제를 내세운 셈이다.

삼성물산은 또 자사주 매각에 대해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에 맞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 전량(5.76%)을 KCC에 매각했다.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KCC는 삼성물산의 합병 상대방인 제일모직의 지분 10.18%를 보유하고 있던 2대주주다.


이번 자사주 처분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삼성그룹의 우호지분은 기존 13.83%(삼성생명 특별계정 제외)에서 19.79%로 늘게 된다. 자사주는 의결권 없는 지분이지만, 합병 가결을 위해 '백기사' 역할을 하는 KCC에 매각하는 것이어서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반면 엘리엇은 이날까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수 없으며 보유 지분은 7.12%다. 삼성물산이 우호지분을 늘린 만큼, 엘리엇은 자사주를 넘겨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며 반대한 것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5.76%를 제일모직의 제휴사인 KCC에게 매각 제안한 것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물산 관계자들의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삼성물산의 자사주가 합병결의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 및 KCC를 상대로 긴급히 가처분 소송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합병은 7조8500억원이 넘는 삼성물산의 순자산을 제일모직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 없이 우회 이전하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지나치게 싼 가격에 제일모직에 합병된다며 합병안을 반대해오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다음 달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 결의안이 처리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자, 방어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자사주 전량을 KCC에 처분해 우호지분을 20% 가까이로 늘리는 한편, 건설업계의 불확실성이 합병의 이유라는 반박 자료를 내며 여론전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행 상법상 경영권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주권상장법인일 경우 자기주식을 대주주, 우호적인 제3자 등에게 장외에서 처분하는 행위에 대해선 명백한 제한 규정이 없다. 하지만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엘리엇의 소송은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 판례로 과거 법원은 적대적 인수합병(M&A)로 인해 자사주를 우호주주에게 매각했을 당시 경영진의 행위를 주주의 이익과 직접 충돌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내린 바 있다.


부정적 판례도 있었다. 모든 주주의 재산인 회사 자산을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처분할 경우 대주주의 권리남용으로 소주주의 이익을 해할 수 있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요지의 판례였다. 하지만 해당 판례의 경우 주식의 본질적 가치 보다 낮은 가격에, 대주주에게만 자사주를 매각해 부당이득을 제공했다는 판결이었던 만큼 이번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과는 상황이 다르다.


삼성물산이 처분하는 자사주 전량은 지난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지난 10일 종가는 7만5000원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한 매수청구가격인 5만7000원을 크게 뛰어 넘는다. 합병 발표 직후 시가를 고려해도 지난 6월 5일 종가인 7만6100원 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따라서 주식의 본질적 가치 보다 낮은 가격에 특정인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부당이득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판례를 살펴볼 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의결권 확보 취지로 매각하는 행위 자체가 주주의 이익과 직접 충돌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이 있었다"면서 "특정 주주에게 할인된 가격에 장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닌 매수청구가격과 시가를 뛰어넘는 상황인 만큼 엘리엇의 소송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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