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시장 1위 롯데면세점
중원과 손잡고, 중기·대기업 양쪽 입찰
사업자 선정되면 건물 나눠쓰기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에 뛰어든 롯데면세점의 강점은 단연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이다. 관세청의 심사 기준 중 경영능력(300점)과 관리역량(250점)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입찰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의미다.
롯데면세점은 1980년 개점 이후 35년간 대규모 면세 사업장을 운영해왔다. 국내 7개(본점,월드타워점,코엑스점,인천공항점,김포공항점,부산점,제주점), 해외 4개국 5개공항점과 시내점(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공항점, 인도네시아 시내점, 싱가포르창이공항 1,2터미널, 괌공항점, 간사이공항점)을 운영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국내 면세점업계 부동의 1위다.
이같은 노하우는 브랜드 유치역량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보인다. 세계 최초로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를 면세점에 입점시킬 정도로 롯데의 브랜드 협상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국내 면세업계 최대 규모의 물류 창고 시설과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통합물류센터는 약 8조원 매출 규모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제 1, 2 통합물류센터 운영을 통해 올 상반기부터는 1.5일 이내 통관 완료도 가능하게 됐다.
재무적으로도 탄탄하다.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70%, 부채비율은 43%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갖췄다.
롯데는 이번 사업 참여를 결정하면서 또 하나의 깜짝카드를 꺼냈다. 중소 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함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합작법인은 설립하지 않되, 각각 대기업과 중소ㆍ중견기업군에 입찰해 사업권을 따내면 총 11개층에 복합 면세타운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만약, 중원면세점이 홀로 사업권을 얻을 경우에도 롯데면세점이 우수브랜드 입점협상 및 상품공급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면세 사업모델이다. 롯데가 이번 사업권에 실패하더라고 우회진출하는 효과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중소면세점과 같은 공간에서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취지의 복합 면세타운은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의 장을 열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지는 동대문 피트인을 선택했다. 피트인에 자리할 복합 면세타운은 총 11개 층으로, 롯데면세점은 5개 층 8387㎡(2537평), 중원면세점은 2개 층 3762㎡(1138평)에서 각각 면세점을 운영하며 총 영업면적은 1만2149㎡(3675평)이다. 각각의 면세사업자가 판매하는 상품 품목을 구분해,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면세점은 패션, 시계, 액세서리 품목 등을, 중원면세점은 술, 담배, 잡화 품목 등으로 나눠서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가 이번 사업지로 동대문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동대문은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 명에 달하는 서울시 대표상권이지만 중소형 쇼핑몰 공실률이 50%가 넘는 등 최근 10여 년 가까이 침체돼있었다. 그러던 중 롯데는 지난 2013년 롯데자산개발이 복합쇼핑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피트인을 오픈했다. 다양한 디자인의 패션 브랜드와 고객 편의 시설을 입점시키면서 패션 중심지 동대문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동대문 피트인의 지난해 매출 약 40%가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것이다. 즉, 그동안 동대문을 대표하는 쇼핑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는 당위성을 얻고자 하는 계산이 깔려있다.
또 쇼핑ㆍ패션의 메카인 동대문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복안도 내놨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소비자들이 동대문을 방문하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제는 독과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면세점 시장의 과반(매출기준 약 52%)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로 신규사업권을 따낼 경우 소공동, 잠실, 코엑스를 비롯 총 4개의 사업권을 가져가면서 서울 핵심 관광 요지에 모두 면세점을 보유하게 된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 신동빈 롯데 회장은 당초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면세업자 2위인 호텔신라가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이후 참여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연말을 기준으로 소공점과 코엑스점 특허가 만료되는 점도 롯데가 참여로 돌아선 이유다.
시장의 평가는 반반이다. 관세청 점수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독과점으로 인해 정부로서도 사업권을 주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10조行 열차에 올라타라] 롯데-中企 '양다리 共生' 작전](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5060410492349312_2.jpg)
![[10조行 열차에 올라타라] 롯데-中企 '양다리 共生' 작전](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506031703098541345A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