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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줄이지 마라…긴축 집착, 성장 발목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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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코노미스트 보고서…한국, 재정여력 충분해 빚 용인해도 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부채를 줄이는 것이 각 국가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됐지만 지나친 부채 축소는 오히려 성장을 위협한다는 주장이 2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조나단 오스트리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 국장과 애티쉬 고쉬·라파엘 에스피노자 등 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발표한 '언제 공공 부채를 줄여야 하나(When Should Public Debt Be Reduced?)'라는 보고서에서 "과도한 긴축과 높은 세금, 정부 지출 축소 등은 성장에 해가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물론 천문학적인 부채는 성장에 좋지 않다. 보고서는 그러나 많은 국가들이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 자체가 내재하고 있는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과도한 부채 축소는 성장과 투자에 찬물을 끼얹어 경기활력을 잃게 하고 장기침체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높은 부채 수준에 대처하는 가장 급진적인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일단 성장세가 개선되면 세수 증가, 생산성 회복 등을 통해 부채 비율은 줄어들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부채 목표치를 유연하게 설정하고 과도한 세수 확대도 지양해야 한다.

물론 이것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빚을 갚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보고서는 "국가부도 위험이 낮고 재정여력이 충분한 국가들은 부채상환을 우선순위로 삼지 않아도 된다"면서 "다만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거나 재정적 여력이 빠듯한 국가들은 상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가별 부채규모와 재정흑자 등을 고려해 3그룹으로 나눴다. 첫번째는 재정여력이 충분해 부채 수준을 용인해도 되는 그룹, 두번째는 부채축소를 우선순위로 삼아야할 위기국들, 마지막은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하는 국가들이다.


부채 갚기를 우선순위로 삼지 않아도 되는 첫번째 그룹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독일·영국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과 일본은 위기국으로 분류됐으며 프랑스·스페인·아일랜드 등은 중간국 그룹에 속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많은 국가들이 경기부양과 부채축소를 놓고 정치적·경제적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보고서가 시사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조건적인 빚 줄이기보다는 재정여력, 차입비용, 잠재 성장률 등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 균형 잡힌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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