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이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을 위해 그리스에 제시할 개혁안을 2일(현지시간) 확정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는 1일 밤 국제채권단에 자신들의 최종 타협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3개월 이상 지속된 그리스 협상에서 꾸준히 이견을 나타냈던 채권단이 합의해 하나의 개혁안을 도출해 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IMF와 EC는 그리스의 부채 탕감 능력, 개혁의 수위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채권단 합의안은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IMF·EU·ECB 수장들을 만나 긴급 회담을 가진 뒤에 나왔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로존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연금 적자를 일부 허용하기로 하는 등 주요 포인트에서 EU보다는 IMF의 관점을 더 반영했다"고 전했다.
채권단이 눈높이를 낮추기는 했지만 그리스가 개혁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개혁안은 그리스의 중장기 재정흑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정하고 있다. 그마나 채권단이 처음 제시했던 4.5%에서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이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그리스측 최종 협상안에는 올해 재정흑자 목표치가 GDP의 0.8%로 제시돼 있다. 지난 4월 1.5%에서 더 낮춘 것이다.
국제채권단은 이번에 마련한 개혁안을 3일 그리스 정부에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5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 역시 협상 시한을 5일까지로 제시했다. 이날은 그리스 정부가 IMF에 3억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날짜다. 그리스는 이를 포함해 이달에만 IMF에 총 15억유로의 빚을 갚아야 한다. 그리스 정부가 원할 경우 이달 말에 한꺼번에 부채를 상환해도 되지만 IMF는 아직까지 그리스 정부가 이런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3일 브뤼셀에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자신들이 제출한 협상안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