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부진 딛고 다시 달아오른 이대호
요코하마전서 '2홈런'…타격 6위·홈런 3위·타점 4위 등 상위권
이승엽 홈런 기록 경신도 기대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빅보이' 이대호(32ㆍ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본격적인 홈런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6월의 첫 경기(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ㆍ2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홈런은 벌써 열네 개. 닛칸스포츠는 "뜨거운 5월을 보낸 이대호가 6월을 홈런 두 방으로 시작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고 보도했고, 스포츠닛폰도 "최근 거듭된 홈런으로 이대호의 타격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썼다.
이 추세라면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대호는 오릭스 버팔로스 소속이던 2012년과 2013년 각각 홈런 스물네 개를 기록했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첫 시즌이던 지난해 열아홉 개를 쳤다. 올 시즌은 쉰 경기를 마친 현재 열네 개다. 단순 계산으로는 홈런 40.3개를 칠 수 있다. 특별한 부상 없이 조금만 힘을 더 낸다면 이승엽(38ㆍ삼성)이 200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며 기록한 41홈런을 넘어 일본 프로야구 한국인 최다 홈런을 달성할 수 있다.
이대호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월과 4월에 지독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3~4월 스물여섯 경기에서 타율 0.221 4홈런 11타점으로 주춤했지만 5월 스물세 경기에서 타율 0.439 8홈런 24타점으로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더구나 이대호는 여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국내에서 활약할 때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에 접어들면 이대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곤 했다. 그래서 '여름사나이'로 불렸다. 국내 무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지난 2010년, 이대호는 6월에만 홈런 열두 개를 몰아쳤고 7월에 일곱 개, 8월에는 열두 개를 치면서 아홉 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웠다.
올해 부진에서 벗어나 좋은 타격을 할 수 있게 된 데는 다리를 높이 들었던 타격동작을 바로잡은 노력이 숨어 있다. 방망이 중심에 보다 정확하게 공을 맞히기 위해 레그킥 동작의 폭을 줄였다. 스포츠닛폰은 "이대호가 타격동작을 간결히 한 것이 초반 부진을 씻는 데 주효했다. 이대호는 스윙 기술과 힘이 좋아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고 했다.
이제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홈런왕 경쟁에도 가세했다. 이대호는 2일까지 쉰 경기에서 타율 0.324 14홈런 37타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626을 기록했다. 타격은 6위, 홈런과 타점은 각각 3위와 타점 공동 4위에 올랐다. 장타율은 전체 1위다.
홈런 1위 나카타 쇼(26ㆍ니혼햄 파이터스ㆍ18홈런), 2위 나카무라 다케야(32ㆍ세이부 라이온스ㆍ15홈런)가 모두 가시권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홈런왕은) 아직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 100경기 가까이가 남아 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타율에서 나카타가 0.258, 나카무라가 0.259에 그쳐 있어 타격의 정확성과 팀 공헌도에서는 이대호의 활약이 더 돋보인다.
이대호는 3일 다시 요코하마를 상대한다. 요코하마와는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다. 4일 요코하마와의 3연전이 끝난 뒤에는 도쿄돔으로 장소를 옮겨 요미우리와 3연전을 한다. 요미우리는 정규리그 전적 31승 24패로 요코하마(32승 23패)에 한 경기 뒤진 센트럴리그 2위팀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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