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이 2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블라터 회장은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이번 회장 당선이 세계 모든 축구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FIFA는 앞으로 대규모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은 "FIFA 집행위원회에 최대한 이른 시일에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FIFA 강령에 따라 임시 총회를 개최하도록 할 것"이라며 "훌륭한 후보자들이 충분하게 캠페인을 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임 결정 배경에 대해 "지난 40년간의 나의 인생과 FIFA 회장직을 되새겨보고 고민했고 그 결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FIFA 조직과 전 세계 스포츠인 축구"라면서 "FIFA를 위해 그리고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새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회장 직무를 수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FIFA측은 공식 총회가 내년 5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임시 총회가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소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출신인 블라터는 1998년부터 FIFA 회장을 맡아 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총회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측근들이 대거 연루된 축구계의 비리 의혹과 미국 법무부의 수사로 인해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한편 유럽축구연맹(UEFA) 미셸 플라티니 회장은 블라터 회장의 사임에 대해 "어렵고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며 이를 환영했고, 영국 축구협회 그렉 다이크 회장도 "축구계를 위해 정말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부정부패 행위를 수사 중인 스위스 검찰은 성명을 통해 블라터 회장의 사임이 기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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