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 이번 주 혁신위원회 출범의지를 밝혔던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위원장 임명을 두고서 혼선을 빚고 있다. 재보선 패배 이후 불거진 당내 갈등 수습책으로 제시된 혁신위 구성마저 순탄치 않은 것이다.
22일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 공개회의에서는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금주 중 발표라고 하지만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문재인새정치연합 대표가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어제 밤에 만났다"며 "이날 오전 중으로 답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김 전 교육감으로부터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공동대표가 고사한 이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거쳐 김 전 교육감에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당내에서는 혁신위 구성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는 22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근본적인 쇄신은 구조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지 무슨 한두 사람이 움직여서 틀을 바꿀 그런 성격은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최근 당내 문제 수습방안이 혁신위 위원장에 누구를 임명할 것인지로 한정돼는 것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전 공동대표 역시 "기구의 책임과 권한을 먼저 정하고, 누가 맡을지는 그 다음"이라며 위원장 인선위주로 흘러가는 논의구조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단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한명 또는 의외의 인사가 혁신위원장으로 발탁되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혁신위에서 다뤄야 할 과제들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당내 만연한 계파갈등이나 공천 문제 등에 대해 혁신위는 어떤 식으로든 답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역할은 본질적으로 생색내기 보다는 '악역'에 해당한다.
새정치연합의 고질병인 계파문제는 본질적으로 공천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내년 총선 후보자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당내 갈등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제일 필요로 하는 것은 각 분야에 골고루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뼈아프지만 살을 도려낼 수 있는 그런 각오로 일해줄 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혁신위 인선이 제대로 되더라도 권한과 위임의 범위, 활동 기간 등 역시 당내 이견이 크다. 이해당사자 마다 입장에 따라 보는 시각이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혁신위가 제대로 된 권한을 가지고 출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