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후 300억유로 예금 빠져나가…은행업 투자의견 '부정적' 하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 은행들에 예금 동결과 자본 통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며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그리스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간 구제금융 협상이 지연되면서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 인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은행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300억유로가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
무디스는 20일(현지시간) "향후 12~18개월 동안 그리스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완화되지 않을듯 하다"며 "은행들에 예금 동결과 자본 통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구제금융 협상 지연으로 그리스 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며 해외 은행들도 그리스 자산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그리스 경기 전망도 어둡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무디스는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0.5%, 내년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34.2%인 그리스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은 올해 말까지 38~40%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그리스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그리스 은행들에 지원해야 할 자금 규모가 그리스 은행 자산의 32% 수준으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9월 당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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