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19일로 출범 6개월을 맞은 인사혁신처는 정부 인사관리에 공직가치를 반영하고 개방성을 확대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혁신처가 6개월 성과를 정리ㆍ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채용제도 혁신 측면에서 공직가치 기반의 채용과 공직의 개방성 확대를 최대 성과로 꼽았다. 공직가치 기반의 채용이란 공무원들이 바른 국가관ㆍ역사관을 가졌는지 검증하는 절차를 마련했다는 것인데, 2017년부터 5급 공채와 외교관 선발 1차시험 과목에 헌법을 추가한 것이 한 예다. 또한 모든 경력경쟁채용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 우수자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면접시험도 공직가치관을 심층 검증하는 방식으로 강화된다. 모든 공채의 면접시험에 공직가치관ㆍ인성면접 비중을 높이고, 공직가치관 검증에 특화된 다양한 유형의 면접질문과 평가체계를 개발해 활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면접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면접시험 응시대상을 종전보다 10%가량 늘려 당락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고, 1인당 면접시간을 확대하는 등 면접시험 운영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민간 대상 개방성을 확대한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40개 부처 전체 개방형직위 439개 중 144개 직위가 민간인만 임용 가능한 경력개방형직위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개방형직위 민간임용률은 현재 16.6%에서 2017년 39.5%로 높아져 민간 출신의 국ㆍ과장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재교육 측면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직무수행을 위한 단순 교육에서 탈피해 직무현장학습, 자기개발 개념이 종합된 인재개발(HRD)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 인재개발의 목적이 '교육훈련을 통한 정신자세 확립 및 기술ㆍ능력 향상'에서 '공직가치와 미래지향적 역량ㆍ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개발하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 아울러 공무원 교육훈련의 핵심기관인 중앙공무원교육원도 국가인재개발원으로 개편된다.
공무원 대상 국외훈련 선발 방식도 기존의 어학시험 위주에서 조직기여도 중심으로 바뀐다. 평소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에게 국외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복귀 후 조직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승진이나 보직이동과 관련된 제도 역시 지난 6개월간 큰 변화를 겪었다. 인사혁신처는 국정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부처 승진심사 실시요건을 완화하고 수시심사도 개최함으로써 시의적절한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위공무원 승진 소요기간이 인사혁신처 출범 전 평균 43.6일에서 21.3일로 절반 이상 빨라졌다.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순환보직 제도도 뜯어고쳤다. 공직 내 안전(재난, 해양경비, 수자원), 재정세제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전문직위로 확대 지정해, 각 부처 본부의 전문직위는 2147개(11.2%)에서 2954개(15%)로 많아진다. 순환보직이 원칙이었던 인사ㆍ홍보ㆍ예산분야 등에도 전문직위 지정을 허용해 정부 공통기능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했다. 잦은 순환보직을 제한하기 위한 전보제한기간의 명칭을 필수보직기간으로 바꾸고, 현행 2년에서 기관 평균 3년으로 늘려 오래 근무할수록 승진 등 혜택이 더 주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비위를 저지르거나 자질이 부족한 공무원에 대한 제재도 엄격해진다. 금품ㆍ성범죄 등 중대한 비위행위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를 받고 있는 경우에도 즉시 직위해제를 할 수 있게 했다. 또 직무수행 중 사익을 추구하는 경우는 종류를 불문하고 일벌백계하기로 했다.
민관유착 개선책과 관련해서는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공직자윤리법을 3월 시행했다. 이에 따르면 취업제한 대상기관이 비영리분야(총 1447개 기관 신규 추가)로 확대되고, 2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취업제한 여부를 가리는 업무 관련성의 범위가 소속부서에서 소속기관으로 확대됐다.
일련의 성과와 관련해 황서종 인사혁신처 차장은 "지난 6개월은 공직사회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바탕으로 공직사회를 혁신하고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기간이었다"며 "앞으로도 공직사회가 시대변화를 선도하고 미래 경쟁력을 갖춰, 국민에게 헌신ㆍ봉사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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