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팬들도 경의를 표하는 리버풀의 심장…그의 프리미어리그 17년 여정이 이제 끝난다
17일 홈 고별전 "리버풀은 나의 자부심, 리그 무관 아쉬워"
英 언론, 공격수 보강 위해 손흥민 영입 거론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비틀즈를 낳은 낭만의 항구, 리버풀이 뜨겁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FC의 심장, '캡틴 제라드'와의 작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제라드(35). 1998년 리버풀의 1군 선수로 데뷔해 17년 동안 오직 리버풀만을 위해 뛴 그가 홈구장 안필드에서 홈 팬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리버풀은 오는 17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와 대결한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다. 제라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로 이적한다. 그는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눈물을 너무 많이 흘릴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안필드는 제라드의 은퇴 무대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관중들의 반응은 뜨겁다. 가장 비싼 49파운드(약 8만5000원)짜리 입장 티켓 가격이 1324파운드(약 227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제라드는 경기 당일 양 팀 선수들이 나란히 늘어서 경의를 표하는 가운데 안필드에 입장한다. 선수와 관중이 모두 기립박수를 치는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ur)' 행사도 예정됐다.
은퇴한 축구스타 티에리 앙리(38)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프랭크 램파드(37)와 폴 스콜스(41) 등 수많은 선수들을 상대했지만 그 중 최고는 제라드였다. 그는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선수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며 "그가 붉은 유니폼을 벗고 안필드를 떠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제라드는 리버풀에서 708경기에 나가 184골을 넣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2005년)을 비롯,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을 두 차례(2001, 2006년), 리그컵을 세 차례(2001, 2003, 2012년) 제패하는 업적을 남겼다. 다만 정규리그와는 인연이 없어 준우승만 세 차례(2002, 2009, 2014년)했다. 그는 "리버풀에서 이룬 모든 업적은 내게 큰 자부심이지만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제라드가 안필드와 작별을 고하기 세 시간 전, 리버풀의 뜨거운 시선은 잠시 독일에 머문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23)이 16일 오후 10시 30분 호펜하임과 만난다. 골을 넣기 위해 변함없이 바이아레나를 달릴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마인츠와의 원정경기(2-3 패)에서 시즌 17호골을 넣은 뒤 침묵하고 있다. 차범근(62)이 1985-1986시즌 레버쿠젠에서 세운 유럽 무대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19골)과는 두 골차다.
영국 축구매체 포포투는 14일자에서 손흥민을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뽑았다. 오카자키 신지(29·마인츠)와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제쳤다. 그러므로 손흥민은 최소한 오카자키보다는 더 많이 득점해야 체면이 선다. 오카자키는 정규리그 열두 골로 손흥민(11골)보다 한 골 더 넣었다.
손흥민은 거듭 부인하지만, 영국 언론은 그의 리버풀 이적설을 쉬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 제라드는 고별경기를 앞두고 "리버풀이 상위권에 진입하려면 대형 공격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흥민은 주요 후보다. 경기 스타일이 리버풀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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