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처벌 수위가 이번주 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14일 홍 지사가 측근들의 핵심 증인 회유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자 진술과 압수물 등을 분석 중이다.
수사팀은 홍 지사의 보좌관 출신인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비서관 출신인 강모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2011년 6월을 전후해 홍 지사의 행적을 담은 전산기록 파일과 일정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물 중에는 홍 지사의 비공식 일정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는 옛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 지사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이 건넨 1억원을 받은 의혹이 있는 때다.
검찰은 홍 지사가 선관위에 신고한 경선자금 내역 외에 '뒷돈'을 사용한 흔적이 남은 장부도 압수했다. 나 본부장과 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런 자료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수사팀은 이들이 자료를 은닉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핵심 증인을 회유하는 데에도 홍 지사 주변 인물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을 파악했다.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홍 지사의 보좌관 출신인 엄모씨가 윤 전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술 내용을 바꾸려 했다는 의혹에 더해 경남도 관계자들도 이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경남도 의원 출신 이모씨와 경남도청 공무원인 정모씨 등이 핵심 증인 회유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비서관 출신 강씨는 윤 전 부사장의 고교 후배로 같은 고교 동문이면서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고모씨를 끌어들여 윤 전 부사장을 설득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증거인멸이나 증인회유 과정을 홍 지사가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홍 지사의 개입에 무게를 싣는다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홍 지사는 수사 초기부터 줄곧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증인회유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홍 지사는 통장에 입금된 1억2000만원 상당의 뭉칫돈에 대해 '집사람 비자금'이라고 해명하며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반박했다.
한편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