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현대건설 등이 대규모 국책사업 입찰에서 담합해 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추징당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총 27건의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에서 사전에 각 공사별로 낙찰예정자와 들러리 참여사, 투찰가격 등을 정해 입찰에 참여한 22개사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1746억 1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며 "또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제4공구 건설공사에서 사전에 투찰가격을 합의한 후 입찰에 참여한 3사에도 시정명령과 과징금 80억7700만원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짬짜미에 연루된 회사는 경남기업, 금호산업, 대림산업, 대보건설, 대우건설, 대한송유관공사, 동아건설산업, 두산중공업, 삼보종합건설, 삼성물산, 삼환기업, 신한,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풍림산업, 한양, 한화건설,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이다.
대한송유관공사를 제외한 21개사는 지난 2009년 한국가스공사가 일괄발주한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입찰 16건에서 사전에 업체별로 낙찰 공구를 배분하기로 결정, 이를 실행했다.
같은 시기 발주된 통영-거제 주배관 건설공사는 해저 배관 공사로 입찰참가 자격이 있는 업체가 SK건설,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 3개였는데, 이 중 현대건설이 낙찰 받고 현대중공업은 들러리 역할을 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2011년부터 담합에 참여했다. 송유관공사 등 22개사는 2011~2012년 한국가스공사가 순차적으로 발주한 천연가스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 입찰 10건에 대해 22개사 모두 수주할 때까지 추첨을 통해 낙찰자를 결정하기로 하고 이 같은 담합을 실행했다.
한국도시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제4공구 건설공사에서는 대우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이 손을 잡았다. 이들은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투찰률(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입찰에 참여했다. 그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94.68%에 이르는 높은 투찰률(1959억 100만원)로 공사를 따냈다.
이번에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곳은 현대건설(362억6300만원)이다. 한양(315억500만원), 삼성물산(292억5900만원)도 과징금 액수가 높았다. 공정위는 기업회생절차 등이 진행 중인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쌍용건설에는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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