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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논란에 커지는 세대갈등…2030 반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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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평균수명·저출산에 미래세대 부담 커져..노·장년층은 침묵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여야가 지난 2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소득대비 지급되는 연금 비율)을 50%로 상향조정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한 국민적 반응은 '기성세대의 이기주의'로 귀결된다. 보험료 납부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2030세대 청년층은 극렬히 반발하는 반면, 연금 혜택을 받고 있거나 수급을 코앞에 둔 50대 이상 장ㆍ노년층은 침묵하고 있다.


각종 SNS에는 "가입한 기억이 없고 가입의사를 물어본 적도 없는 국민연금. 더내고 덜 받는 이상한 연금. 신물난다"는 식의 국민연금 개편을 비판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연령이 낮을수록 개편에 찬성하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세대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현 세대의 부담을 미래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연금 구조 때문이다. 젊은 세대가 납부하는 보험료는 현재 노년층의 연금으로 지급되고, 젊은층이 연금을 받을 시기에는 그 때의 2030세대가 자체 부담하게 된다.


문제는 갈수록 출산율은 떨어지지만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적은 숫자의 젊은 세대가 다수의 노인세대를 부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1인당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커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따르면 현재의 젊은 세대가 현 소득대체율 50%로 안정적으로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고갈시기인 2060년에 전체 소득의 25.3%를 보험료로 내야 가능하다. 특히 2100년 이후까지 연금이 유지되려면 보험료율은 28%까지 치솟는다.


공무원연금개혁 작업에 참여한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지금보다 10%포인트 더 높이면 수지균형보험료는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야 가능하다"며 "청년실업 등의 문제가 많은데 이 청년들이 장년이 됐을 때는 그야말로 세금폭탄이 된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지금의 젊은 세대가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50년 후에는 아예 국민연금 재원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의 수급구조(기여율 9%, 소득대체율 40%)대로라면 국민연금은 2060년 소진되며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기여율(보험료율)을 10.01%로 상향조정하더라도 고갈시점은 똑같다. 보험료 인상이 담보되지 않으면 2060년 이후 연금 수급은 불가능하다. 2030세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무원연금개혁TF 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도 "인구구조가 변하면서 국가경쟁력이 자꾸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가다간 미래세대에 부담만 키우는 꼴"이라며 세대갈등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상향조정은 공무원연금과 달리 2100만명의 수급권자들이 연관된 일인데 여야 수뇌부가 너무 쉽게 결정을 내려 세대간 갈등만 심화시켰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발 세대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지우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한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70%에 달했지만 2007년 개혁을 통해 40%까지 낮췄다. '보험료율은 그대로인데 연금수령액만 줄어들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커졌고 '앞으로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돈은 수중에 들어와야 내돈이지, 납부한 보험료가 전부 나에게 돌아올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연금혜택을 받는 세대가 부담을 일부 떠안는 고통분담이 선행돼야 한다. 소득대체율과 기여율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여당은 이와 별개로 실질 소득대체율을 높이기 위해 크레딧제도를 구상하고 있다. 크레딧제도는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특정 부류에 제공되는 연금 혜택으로, 국내에는 출산과 군복무 크레딧이 시행되고 있다. 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인데, 정부여당은 크레딧제도 시행을 통해 2080년 875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이상의 소득대체율 효과와 맞먹는다는 게 여당의 설명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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