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한인 대학생, CNN과 인터뷰 "사실 잡히기를 원했다"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미국에서 공부 중인 20대 한국인 남학생이 스스로 북한에 걸어 들어가 생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이 남성이 북한에서 아직 처벌을 받지 않았으며, 미국 CNN과 독점 인터뷰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뉴욕 대학교에 재학 중인 주원문(21)씨는 올 2월부터 북한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는 처음 입북을 원했을 때부터 단 한 순간도 머릿속에서 북한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결국 주씨는 가족은 물론이고 주위 누구에게도 입북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은 채 중국 단둥(丹東)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
주씨는 "철조망을 두 번이나 넘었다"며 "강가를 따라 걷고 또 걷다가 북한 군인들에게 붙잡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사실 난 (북한 군인에게) 잡히기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입북이 불법이라는 걸 잘 안다"며 "나의 행동이 남과 북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대학생이 북한에 들어갔다가 무사히 나올 수 있다는 걸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부모님과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내 안위를 염려할 것을 안다"며 "북한의 관대함 덕분에 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씨는 침대가 놓인 방에서 지내고 있지만, 외부와의 접촉은 금지당한 상태다. 그는 인터넷도 할 수 없으며, 텔레비전과 라디오 그리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주씨는 “외부와의 연락이 단절될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한다”며 “불법경로를 통해 북한에 들어와 범죄자 신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처벌을 받을 수는 있지만 아직 어떤 벌을 받을지 들은 바는 없다”며 “언제쯤 가족과 만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캘리포니아에서 일자리를 찾다 실패한 뒤 입북을 궁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의 주씨 인터뷰는 앞선 2일 북한 당국에 요청한 것이었으며, 4일 오후 늦게 당국의 허가가 떨어졌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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