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강화 조항에 김무성·유승민 "미흡하다" 방점..문재인·우윤근 "상당한 의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홍유라 기자] 2일 최종합의된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한 여야 지도부의 평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최종 타결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지만 여당은 미흡하다는 쪽에 무게를 둔 반면, 야당은 대타협으로 합의를 이룬 점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후 공무원연금개혁안 최종 타결을 앞두고 "다소 미약하지만 사회 갈등을 최소화한 안으로 국민 대합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모두에게 만족스런 개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성과가 다소 기대에 못미쳤음을 시사했다.
반면 야당 지도부는 여당 보다는 상대적으로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는 "대승적 결단을 해준 공무원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전국공무원노조까지 합의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미흡하다"고 소감을 밝힌 것과 다소 온도차가 있다.
여야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공적연금에 대한 합의 때문이다. 여야는 이번 합의에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고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절감된 정부재정 가운데 20%를 공적연금에 투입하기로 했다.
여당은 주고받는 협상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가 여야 합의 직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합의는 월권"이라고 밝힌 데 이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김 대표를 찾아와 공무원연금개혁특위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명시한 것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공적연금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사각지대에 공적연금이 투입된다는 점도 굉장한 의미"라며 치켜세웠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반응에 대해 "국회 협상할 때 전혀 얘기 없었지만 그런 지적을 할 수 있다"면서도 "절감액 규모가 보전금까지 500조원에 이르는데, 사용처를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논의를 통해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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