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바닥이 하얗게 될 정도로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로 진압했다. 진상규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듣기 위해서였을 뿐인데…. "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으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는 2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 폭력 탄압 규탄 및 유족 행진 보장·시행령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4.16연대는 이 자리에서 1일 추모 행진 중 일어난 당국의 위헌·위법적 차벽 설치, 폭력 진압 등을 규탄했다.
김혜진 국민대책회의 위원장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던 유가족과 시민들이 3중 차벽에 막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고, 예정된 문화제 장소인 광화문으로도 올 수 없어 안국동 사거리에서 항의했다"며 "경찰은 그런 시민들에게 바닥이 하얗게 될 정도로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를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5·18때도 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국민의 분노를 모아가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히는 데도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열 대구 민주노총 본부장은 "어제 진압장비 잘 갖춘 공권력을 상대로 어떻게 하면 차벽을 넘고 경찰 병력을 넘어 갈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또 넘지 못했다"면서 "보수의 심장부라는 대구에서도 이전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준 세월호 공동대책위원장은 "원래 이번 기자회견은 1박2일 추모행동의 마무리 기자회견이었지만 지금도 유가족 100여명을 광장으로 못 오도록 경찰이 막고 있어 불가피하게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유가족이 광화문 광장까지 올 수 있을때 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1일 서울광장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5만 여명(경찰 추산 2만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5 세계 노동절 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행진에 이날 오후 7시로 예정된 세월호 추모 행진 참여자들이 합류하면서 안국역 사거리 남인사 마당 앞에서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모두 40명이 연행됐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 광장 인근 광화문 빌딩 앞에서는 보수단체 국민행동본부가 '태극기 방화·세월호 난동 규탄 애국시민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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