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달러 대비 1.2% 상승…장기적 약세 불가피 전망 우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엔화 약세를 예상한 투자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발표에 따르면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1만4000건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2만건에 달했다.
지난해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 이후 급락했던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는 안정된 모습이다. 슈퍼달러 기조 속에서도 올해 들어 지금까지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2% 올랐다.
올 6월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지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것이 엔화 추가 약세를 제한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경기평가를 상항조정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최근 의회에 출석해 "자산매입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깜짝 양적완화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단기적 강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시 엔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가 완전한 회복 신호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BOJ 사이의 통화정책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엔화 가치가 다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현재 달러당 119엔 선인) 달러·엔 환율이 12개월 내 126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엔화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내리면서 "재정 건전화에 대한 의지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의 재정적자 문제가 이미 외환 시장에 반영된 만큼 등급 강등이 엔화 값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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