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관련 기술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필터 없는 공기청정기가 개발됐다. 필터교환이 번거롭고 값비싼 교체 비용을 없앴다.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더 이상 실내도 초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필터 없이 정전기와 물만으로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공기정화기술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 환경기계시스템연구실 한방우 박사팀은 극미세 마이크로 탄소섬유 방전극을 이용해 실내 초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실내용 습식 공기정화기술을 개발했다. 공기청정기 전문업체인 지홈에 이전해 제품으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5~10㎛급의 미세한 마이크로 탄소섬유 방전극을 사용한다. 낮은 전압에서도 방전을 효율적으로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물이 흘러내리도록 설계된 수막형 집진극을 통해 먼지에 전기를 띄게 해 필터 없이도 포집된 먼지를 수막과 함께 하단부 수조로 이동시키는 구조이다. 공기정화와 가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무엇보다도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공기청정기가 하루 12시간 가동할 경우 적어도 6개월마다 필터를 교체해야 한다. 반면 새로운 공기청정기는 필터가 필요 없는 구조로 반영구적이다. 하단부의 물만 교체하면 된다. 유지관리가 편리하다.
기존 공기청정기는 대부분 필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관리가 소홀할 경우 필터 오염에 따른 미생물, 악취 등 2차 오염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된 공기청정기는 필터가 없어 2차 오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체할 때 버리는 필터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기물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그 동안 먼지에 전기를 띄게 하는 전기집진 방식의 실내용 공기청정기는 고전압을 사용해야 해 오존(O3)이 권고치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반해 이번 제품은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 가능하도록 설계돼 오존 발생 위험이 없다. 압력 손실이 작아 에너지 절감 효과도 우수하다.
한방우 박사는 "이번 기술은 필터를 사용해 온 기존 공기청정기와는 전혀 다른 신개념 공기청정기"라며 "가정용 소형 공기청정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건물에 탑재된 빌트인 공기청정기나 대형건물의 주차장, 지하상가, 공항, 산업용 시스템 등의 대형 공기청정기 시장에도 적용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과 관련해 논문 4편이 발표됐고 주요 특허 3건을 포함한 십여 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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