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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김정은, 왜 '홍대 버스킹'에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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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폭죽처럼 터지는 휴대폰 카메라 플래시 음과 환호성에 가까운 떼창. 흥분한 듯 연신 손을 흔드는 북한 인민군과 청춘 남녀들에 둘러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그날 밤 홍대 거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오바마·김정은, 왜 '홍대 버스킹'에 나섰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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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은 유튜브에서…오바마와 김정은이 만났다?


지난 13일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는 '오바마와 김정은 홍대 출현? 정상급 버스킹!!'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돼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식에서나 접하는 두 사람의 이름과 최신 문화의 상징인 버스킹(busking, 길거리 공연)과의 조합이 언뜻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두 정상의 유쾌한 콜라보! 그들의 특별한 버스킹이 시작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영상은 3분13초에 걸쳐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간다.


'2015년 3월25일 수요일 오후 6시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정상급 밴드 에누리를 부르다'라는 자막과 함께 한국인 경호원들의 보호 아래 등장하는 오바마. 이것이 영상의 시작이다.


#2. 정말 그들일까? 그곳에서 본 건…'그들 같은 그들 아닌'


봄바람이 살랑이던 지난달 25일 저녁 홍대 거리. 화이트셔츠와 블루 넥타이 차림에 소매를 걷어붙인 오바마(대역)가 한손에 통기타를 쥔 채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마이크를 쥔다. 이어 들려오는 굵직한 음성.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영어로 "한국에서 첫 번째 공연을 하게 돼 굉장히 흥분됩니다 즐길 준비 됐습니까?"라고 객석을 향해 외쳤다.


그에 화답하듯 뜨거운 "Yes"와 더불어 시작된 노래. 바로 미국 가수 에릭 카멘(Eric Carmen)의 인기 팝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였다.


오바마·김정은, 왜 '홍대 버스킹'에 나섰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오바마는 노래한다.


When I was young(젊었을 땐)
I never needed enuri(에누리는 필요치 않았어)
And making shopping was just for fun(쇼핑은 장난삼아 하고)
Those days are gone(그런 날들은 지나갔어)


이때 등장하는 김정은(대역). 풍만한 체구에 스포츠헤어, 두툼한 턱살과 짧게 다듬은 눈썹, 작고 치켜뜬 눈매가 영락없는 그다. 호기롭게 등장하는 그를 보며 오바마는 "내 친구 '킴'을 위해 박수 부탁드립니다"라며 소개를 잊지 않는다.


오바마의 환대와 더불어 그와 나란히 앉은 김정은. 둔탁한 울림의 젬베를 치며 '오버마 세이~ 디 에누리'를 나즈막이 읊조린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 건 바로 이 순간, 가격비교사이트인 '에누리' 홍보송이라는 걸 그제야 눈치 챈 탓이다. 오바마를 굳이 오버마로 불러주는 센스도 놓칠 수 없다.


'오버마 세이~ 디 에누리' '오버마~ 세이~ 에누리 모어~', 후렴구를 나란히 부른데 이어 김정은은 노래한다.


Hard to be sure(잘은 모르겠지만)
Sometimes I feel so insecure(가끔은 너무 불안해)
And enuri in website and mobile(웹사이트와 모바일에 있는 에누리만이)
Remains the cure(날 치료해줄 수 있어)


오바마·김정은, 왜 '홍대 버스킹'에 나섰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때 자리에서 일어서는 김정은. 요즘 음악계에서 유행하는 '떼창'(큰 무리의 구성원들이 같은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것을)을 유도한다. 이에 북한 인민군과 한국 경호원들도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리듬에 맞춰 손을 흔들어준다.


이렇게 관객들과 함께 '오버마 세이~ 디 에누리~ 에누리 모어'를 2~3번 더 반복한 그는 노래가 끝나자 오바마와 가볍게 주먹을 부딪힌 뒤 "뜨거운 밤 보내라우!"라고 외친다. 오바마 역시 "모두 감사합니다"다시 한번 제 친구 '킴'을 위해 박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신사다운 면모를 보였다.


#3. 그렇게 그들의 공연이 끝나고…'형 잘가'에 웃는다


도심 속 한적한 도로가. 무대에서 내려 온 김정은이 택시를 타는 오바마를 배웅한다. 익숙한 서울 말투로 "형 잘가~ 아저씨, 왕십리요"라며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 멀어져가는 택시를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그. 또다시 "잘 가~, 또 봐~"라며 애틋한 눈빛을 보낸다. 영화 속 엔딩 크레딧처럼 올라오는 자막 하나. '에누리 가격비교'


비록 특정 회사가 마련한 가상 이벤트에 불과했지만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깜짝 이벤트를 주최한 건 국내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의 조회수는 23일 오전 10시 기준 37만건을 넘어섰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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