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16년간 주요 정관계 인물에 보낸 선물 리스트를 별도로 작성해 관리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 선물 명단에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8인은 물론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와 장관 등도 다수 포함됐다.
21일 JTBC는 성 전 회장이 2000년부터 작성해 온 200쪽 분량의 선물리스트를 입수, 분석해 보도했다. 이 리스트에는 성 전 회장이 16년 동안 해마다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한 선물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성 전 회장은 선물을 건네면서 가격과 날짜, 경위까지 모두 꼼꼼히 적어뒀다.
보도에 따르면 성완종 파문에 연루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이완구 국무총리는 2006년 난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성 전 회장은 2009년 이후 이 총리에게 3차례 더 선물을 전했다고 적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2007년 처음 선물리스트에 등장해 이후 해마다 전복세트와 동양란 등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나왔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전엔 특별히 맡은 공직이 없었음에도 해마다 선물 증정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도 2000년부터 성 전 회장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이 실장은 매년 전복과 해산물, 난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2년 전 꽃게와 대하를 받은 뒤 거봉을 보낸 것으로 적혔다.
또 박근혜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도 명절 선물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관련 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에게도 선물을 보낸 것으로 적혀있다.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 등 일부 정치권 인사는 성 전 회장의 선물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전 회장은 선물을 보낼 대상자를 크게 세 분류로 나눴다. 최상위 등급으로 분류된 인사들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전복이나 종합해산물 세트를 보냈다. 상위등급에는 전복이나 대하, 그 외에는 충남 서산특산품인 마늘을 선물했다.
최근 8년 동안만 3억원이 넘는 돈을 선물을 사는 데 지출했다. 경남기업 3차 워크아웃을 앞둔 시점인 2013년 10월14일, '정무위 대전방문'이라고 적은 일정에는 정무위 소속 의원 23명에게 대하 1박스씩을 돌렸다고 적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 선물리스트와 성 전 회장의 수첩, 다이어리 등을 분석해 조직적인 로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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