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장애인의 날'인 20일 장애인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행진을 벌이며 장애인들의 권리 보장과 차별철폐를 촉구했다.
장애인·인권 관련 시민단체 70여개가 참여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 서울 마로니에 공원부터 서울 보신각까지 침묵행진을 한 뒤 '차별철폐 총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 관계자 300여명(경찰추산)은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동정으로 차별과 억압을 은폐하는 기능을 해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 날을 모든 차별에 맞서 함께 싸우는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이고 장애인 가구 소득은 전국 월평균 소득의 53.3%에 그친다"며 "또 33.4%의 장애인이 일주일에 3회 이상 외출하지 못하는 등 장애인들의 현실은 처참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중증 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 보장, 저상버스 확대 등 이동권 보장, 중증장애인 공공고용제 도입, 특수 교사 충원 등 13개 정책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20여 명이 보신각 사거리 종로타워와 보신각 사이 왕복 8차로를 일렬로 점거해 일대가 교통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비타민 음료 사진과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도로에서 펼치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또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방송을 통해 기동대에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던 도중 "오늘은 장애인들의 생일 같은 장애인의 날"이라고 언급해 참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보신각을 떠나 을지로입구를 거쳐 청계광장까지 1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했으며,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표명을 한 뒤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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