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3건, 국보 승격 예고

보물 제1085-1호 동의보감(국립중앙도서관 보관본)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동의보감(東醫寶鑑)' 3건이 국보로 승격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 3건에 대해 국보로 승격 지정예고 한다고 20일 밝혔다.

동양의학의 필독서로 꼽히는 동의보감은 국내외에 36종의 판본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보물로 지정된 동의보감 3건은 1613년 최초로 간행된 내의원 목판본으로, 전해지는 사례가 드물어 우리나라 의학사와 서지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각각 보관돼 있다. 이들 동의보감은 지난 2009년에는 ‘한국적인 요소를 강하게 지닌 동시에, 일반 대중이 쉽게 사용 가능한 의학지식을 편집한 세계 최초의 공중보건 의서’라는 점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동의보감은 임금의 병과 건강을 돌보는 어의(御醫)였던 허준(許浚, 1546~1615년)이 1610년(광해군 2) 완성해 1613년(광해군 5)에 간행된 우리나라 최고(最高)의 한의서다. 조선과 중국에서 유통되던 의학서적과 임상의학적 체험을 통한 치료법을 엮은 책이다.

1613년 내의원(內醫院)에서 목활자로 찍어낸 최초 간행본은 총 25권 25책으로 ▲목록 2권 ▲내과질환에 관한 내경편(內景篇) 4권 26조 ▲외과질환에 관한 외형편(外形篇) 4권 26조 ▲유행병·급성병 등에 관한 잡병편(雜病篇) 11권 38조 ▲약재·약물에 관한 탕액편(湯液篇) 3권 17조 ▲침과 뜸에 관한 침구편(鍼灸篇) 1권 1조 등 5개 분야로 나누어 총 25권 108조로 구성돼 있다.

동의보감은 병의 이론, 처방, 출전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한의학의 백과사전'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두루 적용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의학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일본 등에도 소개되어 수차례에 걸쳐 간행되는 등 동양 의학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등 동의보감이 지닌 문화재적 가치와 세계적 위상을 고려해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승격 지정하기로 했다"며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격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