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텍사스주 유정(油井)에서 '14일 근무, 14일 휴식' 근무시간표대로 일하는 크리스 사불스키씨는 최근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력서를 쓰는데 집중한다. 유가 하락으로 텍사스주(州) 유정들이 줄줄이 폐쇄되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40달러 붕괴를 위협하며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유가가 현재 50달러 선까지 반등했지만 석유업계 감원이 지속돼 감원 규모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휴스턴 소재 컨설팅회사 그라비스앤코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시작된 지난해 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석유업계가 발표한 감원 규모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9만1000명 이상이 이미 해고됐다고 전했다. 앞서 에너지 업계 전문 리크루트 업체인 스위프트 월드와이드 리소시스도 전 세계 석유업계 감원 규모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석유업계에 불고 있는 감원 칼바람은 미국 고용시장 지표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미 노동청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석유업계 관련 일자리 수는 지난해 9월 33만7600개로 '꼭지'를 찍었지만 현재 1만2000개가 사라졌다. 미국 석유·가스 시추시설 근무자 수는 연 초 이후 46%나 감소한 988명에 그쳐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적었다.
WSJ는 석유업계 감원 칼바람이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주목했다. 텍사스인력위원회(TWC)는 지난주 석유기업들로부터 400명 감원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감원 명단에는 민간 유전서비스 업체 FTS인터내셔셜의 직원 194명, 제너럴일렉트릭(GE)의 유전 장비 제조 계열사인 루프킨인더스트리 직원 149명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에서는 셰일 붐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다음 달 셰일 석유 생산량이 하루 5만7000배럴 감소해 월간 석유생산성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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