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 총리부터 수사" 결정…李 "수사받겠다. 다른 의원들 후원금 받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는 1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연관된 의혹을 부정하면서 종국엔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내 목숨을 내놓겠다"고 초강수를 뒀다.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 전날에 이어 '성완종 리스트'의 파장이 계속되면서 이완구 국무총리의 청문회 분위기로 격화됐다. 질문자로 나선 의원들은 경향신문에 보도된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주장을 근거로 이 총리에게 집중공세를 가했다.
이날 일부 의원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과 정부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결정, 대북 정책 등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이러한 현안을 '성완종 리스트'가 블랙홀처럼 집어 삼켰다.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000만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캐묻자 이 총리는 "그런 사실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성 전 회장이 생전에 이 총리를 '사정 대상 1호'로 지목한 데 대해선 "고인의 심정을 짐작할 수 있겠나. 다만 어제 말씀드린 대로 저는 한 점 부끄러움 없이 40년 공직생활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새누리당은 오후 본회의가 속개되기 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이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3000만원을 받았단 의혹을 우선적으로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서운한 생각 없다. 당연한 말씀"이라며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리는 "내각은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있다"면서 사퇴는 거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내 목숨을 내놓겠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또 "망자와 관련한 것은 모든 걸 다 놓고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또 "2013년, 2014년 다른 의원들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받은 것 공개할 수 있다. 야당 의원들께 물어보라"고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온라인사이트 유튜브에 이 총리가 2012년 대선 때 7분40초간 연설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이 총리는 이에 관해 "대선 활동에 관여하지 못했고 유세장에는 한두번 갔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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