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돈 푸는 중앙은행들'에 힘입어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70조달러(약 7경6587조원)를 돌파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 시총은 올해 들어서만 5조달러가 늘었다. 47개 주요국 주가지수 중 14개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세계 증시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3대 주가지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종합지수 모두 미 경기 회복세를 타고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 스위스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시아 역시 선전하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올해 들어 25% 뛰는 기염을 토했고 뒤늦게 불붙은 홍콩 항셍지수 역시 16%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4% 상승하면서 15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글로벌 경제의 거시지표가 이렇다 할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도 증시가 달아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각국 정부의 잇단 경기부양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다. 올 들어 양적완화·금리인하 등의 조치를 단행한 국가는 24개에 달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협상 등 지정학적 변수들이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파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고평가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MSCI 세계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17.6배로 2009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범유럽 스톡스600 지수의 경우 17.3배로 사상 최고치다.
미국 주식중개업체 LCM의 트리스탄 아베트 전략가는 "통상적으로 증시 호황은 5~8년 주기로 반복되는데 이번 랠리는 지난 2009년 초 이후 6년만"이라면서 "글로벌 증시가 고점을 찍고 조정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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