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글로벌 증시와 금융시장이 ‘무서운 10월(Scary October)’ 혼란 속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부진과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 등 악재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엄청난 변동성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10월의 첫 거래일부터 미국과 유럽 증시는 불길하게 출발했다. 다우종합지수는 1일(현지시간) 238.19포인트(1.40%)나 떨어지며 1만6804.7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이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지수 역시 각각 1.59%, 1.32%의 큰 하락률을 보였다. 앞서 마감한 유럽 증시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98%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97% 내려갔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15% 떨어졌다.
이로인해 뉴욕의 월 가에선 ‘무서운 10월’ 시나리오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6%를 기록했을 정도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과 중국, 신흥국 시장(EM)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은 언제든 미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그동안 잘 버텨온 미국 증시도 조정을 거칠 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문사 비르투스 인베스트먼트 파터너스의 조 테라노바 시장 전략가는 CNBC방송에 출연, “미국 증시가 최근 알리바바 상장등의 대형 호재에도 제대로 상승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조정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달 안으로 하루에 500포인트가 빠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소형주들은 이미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지난 7월 대비 10%대의 하락을 기록 중이다. 기술적으로도 조정 장세에 진입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주나 우량주에게로 이같은 흐름이 확산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월의 불안감’ 심연에는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도사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의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달러를 공급해온 양적완화(QE)를 완전 종료할 예정이다.이와함께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온 초저금리 기조에서 탈피, 금리 인상을 위한 준비에도 나설 전망이다. 최근 달러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존 경제와 유가,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10월 FOMC의 결정을 앞둔 시장의 공포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미국이나 글로벌 경제가 내부 변동성을 잘 흡수해간다고 해도 머지않아 갑작스런 외부 충격에 의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프로젝트 신디게이트 웹사이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최근 세계 경제와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불안감에도 이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안일함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 한번의 충격에 엄청난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슬람 국가(IS)등의 테러, 우크라이나 혹은 시리아 사태 악화, 홍콩 사태를 둘러싼 파급 확산 등이 갑작스런 위기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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