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자신의 투자 상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이혼했다면 돈을 빼야할까 계속 둬야할까. 미국 플로리다대학과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돈을 빼는 게 낫다.
이들 연구진은 TASS·HFR·모닝스타 등 펀드 정보 제공업체들로부터 모은 지난 1994년~2012년 미국 주요 펀드 상품들의 수익률 정보를 토대로 펀드매니저들의 이혼·결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해봤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혼 전후 3개월간(총 6개월) 조사대상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은 그 이외 기간의 평균에 비해 연율 기준 4.3%포인트 낮았다. 문제는 수익률 하락이 단기에 끝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이혼 후 2년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수익률이 평균을 2.3%포인트 하회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혼이 아닌 결혼이 수익률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결혼 전후 3개월 동안의 경우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은 평균 3.1%포인트 낮았고 향후 2년 동안에도 3.2%포인트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론 이번 연구에 대한 비판도 있다. 조사 대상자들은 개인정보 공개가 허용된 미국 13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이다. 여기에는 미국 최대 금융도시 뉴욕을 포함해 보스톤, 매사추세츠, 뉴저지 등의 주요 도시들이 제외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도시가 포함될 경우 조사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결혼과 이혼과 같이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겪는 이벤트들이 수익률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 여파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를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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