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이완구 국무총리는 9일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에 대해 "엄연한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덮을 수 없고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역사왜곡을 해서는 안된다"며 "일본의 역사왜곡은 언젠가는 준엄한 역사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대사와 관련해서 한일간의 미래세대에 대해서 책임의식을 갖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 진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 야마토(大和) 정권이 4∼6세기 임나일본부라는 기관을 설치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주장으로, 최근 일본의 다수 학자 사이에서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 문화청 홈페이지의 한국 문화재 일부 설명에 '임나'라는 표기를 쓰고 있고, 최근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들도 임나일본부 내용을 다룬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고대에 한반도 남쪽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해 신라와 백제가 마치 일본의 식민상태에 있었다는 (일본 교과서 내용의) 보도를 봤다"며 "충남의 공주와 부여는 백제의 왕도였고, 총리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서, 또 충남지사를 지낸 사람으로서 한일 고대사 관계를 명쾌하게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일본의 고대사 연구자는 70~80명 정도지만 우리는 고작 10명 정도로 우리의 고대사 연구가 부족하다"며 "교육부에 고대사 연구활동을 강화하고 역사왜곡 사실 규명에 대한 대책 수립을 지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일 고대사에 대한 정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충남도지사 시절 "홍윤기 박사를 백제사 특보로 채용해 관사와 연구비를 제공하며 연구활동에 전념하게 했다"며 홍 박사가 펴낸 '일본속의 백제 나라', '백제는 큰 나라', '일본속의 백제 구다라' 등 3권의 책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 팩트(사실)만을 얘기하겠다"며 '660년 백제가 패망할 때 백제 유민 수십만명이 일본 큐슈로 이주했다'는 가마시마 도지사의 발언과 에다 고분에 무령왕를 유물과 비슷한 유물이 발견됐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이 총리는 이어 일본의 거듭된 역사왜곡 시도와 관련,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라는 말을 쓰고 싶다"며 "아시아의 평화와 새로운 평화질서에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역사 왜곡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한일관계가 군사,경제, 안보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한일관계 돼야 한다"며 "그런 가운데서도 역사 왜곡은 민족의 혼을 부정하는 것으로 절대 있을 수 없으며 이 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과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도 이날 최근 검정을 통과한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임나일본부설이 실린 것으로 전해진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시정을 다시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011년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시 유사한 왜곡 기술에 대해 강력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이번 검정 통과본에 여전히 실린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임나일본부설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일본 학계에서도 통설인것으로 안다"면서 "관계기관의 구체적 분석을 거쳐 문제 제기를 재차하고, 관련 기술의 시정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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