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활성화 둘러싼 여야 갈등에 국민연금 관심 높아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공무원연금개혁 바람을 타고 국민연금까지 들썩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7년 개혁을 통해 소득대체율(퇴직전 소득 대비 연금 비율)이 한꺼번에 30%포인트나 깎일 정도로 큰 폭의 조정을 경험한 바 있는데, 최근 들어 공무원연금개혁 움직임 속에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수급 적정성 문제가 다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달 28일 끝난 공무원연금개혁대타협기구 활동종료 합의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타협기구 참여주체는 '실무기구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합의안을 만들되, 공적연금 기능강화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 방안도 포함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오는 7일에는 국회경제정책포럼 주최로 국민연금을 재조명하는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최근 가진 취임 50일 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며 국민연금 개정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협상장에 끌고 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공론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여야가 대립하면서 오히려 주목받는 모양새가 됐다.
경제정책포럼 대표위원인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국민연금을 살필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은 대타협기구에서였다. 정부여당은 공무원연금의 재정투입 부담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을 우려해 국민연금 수준으로 대폭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과 공무원단체는 공적연금 강화 측면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오히려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9%)과 소득대체율(40%)이 회자되면서 찬반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여야가 국민연금 사회적기구 구성에 합의한 만큼 공무원연금개혁이 마무리되면 국민연금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해보인다. 다만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소득대체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론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입장 차는 대타협기구내 노후소득분과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여당은 크레딧제도를 통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계층을 연금제도 테두리 안에 끌어들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야당은 연금지급 목표치인 명목소득대체율 일단 명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크레딧제도는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특정 부류에 제공되는 연금 혜택으로, 국내에는 출산과 군복무 크레딧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실업 크레딧이 오는 7월 가동될 예정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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