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외국인 수급 흐름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기관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좀처럼 205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좁은 구간에서 맴돌고 있다. 실적시즌을 앞둔 불확실성과 투신의 주식펀드 환매 등으로 기관의 매도세 규모가 줄지 않으면서 유동성 장세 기대감도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시즌 이후부터 기관도 수급주체의 일원으로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순매수 규모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주식형펀드 수급 개선에 따라 기관의 매수세가 점차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따라 4월 이후 증시 흐름은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국내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원대에 올라서면서 거래대금 증가가 증시 상승세의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대금 증가는 개인투자자 주도로 일어난 현상으로 기관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과거 코스피의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가 동시에 발생된 경우에는 모든 수급주체의 거래가 활발히 전개됐다. 현재는 개인만의 주도로 발생된 반쪽짜리 거래대금의 증가다.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고 있지만 변동폭이 적게 점진적 상승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국 기관 거래대금의 증가가 중요하다.
1분기 실적시즌을 눈앞에 두고 기업실적 예상치가 계속 개선되면서 실적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 실적개선세가 시장 눈높이만큼 이뤄진다면 투신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형펀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신권은 기관 중에서도 국내증시에서 가장 강한 매도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실적개선세가 가시화될 경우 기관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 수급 변화 중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연기금의 거래대금 증가다. 연기금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에는 투신의 거래대금을 앞지르기도 했다.
기업실적 개선세가 가시화 된 이후 기관이 국내증시 상승세에 가세하며 거래대금이 더욱 증가할 경우 시가총액대비 거래대금은 하위면서 장기적인 실적개선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거래될 여력은 충분히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실적성장 대형주에 대해 투자주체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추천되는 종목은 GS, KT, 삼성정밀화학, JB금융지주, 삼성증권, 현대산업, SK, NAVER, 롯데칠성, 아모레G 등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현재 유동성 장세의 핵심은 외국인 수급이지만 또 하나의 수급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기관이다. 올해 1분기 기관은 3조원을 순매도했고 주로 주식펀드에서의 환매에 따른 것이었지만 이는 연초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것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연기금은 전반적인 기관 매도세와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몇 년간 지속된 박스권 장세와 해외자산의 비중 확대로 연기금은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에 비중을 두고 투자전략을 시행했지만 올해는 미국과 중국 경기회복세로 국내증시의 수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증시에서의 순매수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연기금의 분기별 순매수 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한해 동안에는 연기금 순매수 규모가 5조1000억원으로 2013년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지난해 3분기 4379억원까지 줄었던 연기금 순매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순매수 규모가 1조3000억원, 올해 1분기에는 2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배당주 유형의 위탁사 선정을 공고하고 배당주와 사회책임투자 유형투자를 위한 벤치마크를 새롭게 개발 중이다. 이러한 정책모멘텀에 따라 다른 연기금도 다양한 스타일의 주식펀드 집행을 계획 중이다.
연기금은 삼성전자, 현대글로비스, 제일모직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와 함께 기관 중 특히 연기금의 매수 흐름은 계속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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