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시장의 관심이 대내외적 유동성 장세에서 1분기 실적으로 이동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코스피는 2040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좁은 보합권 구간에서 답답한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전망치가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가져다 준 만큼 신뢰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지만 실적 흐름에 긍정적 요인이 나타나고 있는 점에서 이번 1분기 실적시즌은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적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과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해마다 시장 전체 이익이 연초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괴리율이 높아지면서 실적 전망치를 그대로 믿고 투자하는 투자자는 사실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는 긍정적 요인들이 상당히 나타나고 있어 단순한 연초 기대감이 아닌 실적에 대한 신뢰를 좀더 가져볼만한 상황이다.
실적 전망이 존재하는 코스피 1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9% 성장한 113조4000억원, 순이익은 47.3% 늘어난 95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순이익에는 한국전력의 본사부지 매각에 따른 세전이익(약 8조5000억원)이 포함되어있어 순이익 증가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분기 실적 성장 모멘텀은 아직 다소 약한 편이지만 전망치 추이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긍정적이다. 시장 전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월들어 상승세로 전환해 1월말 저점대비 2.3% 상향조정됐다.
물론 올해 실적은 매출성장률이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올해 시장 전체 매출성장률 전망치가 1.8%에 불과한 상황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유가 등 낮은 원재료 가격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 개선과 실적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따라 1분기 실적이 무난하게 나온다면 실적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전체 2분기 영업이익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5.9%, 3분기는 46.9%로 성장모멘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적모멘텀이 향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IT하드웨어, 반도체, 화학, 헬스케어 등이 2분기와 3분기로 갈수록 실적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솔브레인, 삼성SDI, LG화학, 대한유화, 종근당 등이 추천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국내증시는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거쳐 이익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다. 하지만 다가올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치 상향 조정은 이익전망치에 대한 신뢰도를 다소 높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달간 1.8% 상향조정됐는데 상향조정이 일부 업종에 집중되지 않고 증시 전반에 나타나고 있어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또한 1분기는 계절적으로 전망치 달성률이 높기 때문에 이번 1분기 어닝시즌을 통해 어닝쇼크의 악순환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1개월 기준 전망치 상향 조정 상위업종으로는 해운, 정유, 디스플레이, 증권, 건설 등이 꼽힌다. 전망치 상향 조정폭이 높은 업종의 수익률이 하향조정 업종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익전망치의 주가 설명력이 높아지는 시기인만큼 전망치 상향조정에도 주가상승률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업종의 경우에는 향후 전망치 변화와 함께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도 높다. 해당업종으로는 정유, 디스플레이, 항공, 은행 등이 추천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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