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 상승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개장 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추청치 평균을 상회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4분기 어닝시즌에 맞춰 가격 매력이 상승하고 있는 종목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 = 전날 코스피 종가 1883.83은 지난 2013년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관련 코멘트에 따른 증시 충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와 그리스발 유로존 우려가 주된 이유다. 유가는 이미 선제적인 대응은 무의미한 수준에 도달했다. 그리스 총선은 오는 25일로 정해져 있어 불확실성이 무기한 장기화될 수 없으며 유로존 탈퇴 등 최악의 상황은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증시 바닥에 대한 논의보다 대외 악재가 해소되는 국면에서 과연 국내 증시가 반등할 요인이 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종목별로 따져보면 매수에 부담이 없다. 지난해 가파른 이익 하향에 따른 불안감은 일부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이어졌으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조정과 올해 예상실적의 반영으로 가격 매력이 다시 생긴 종목들이 늘어났다. 물론 올해 이익전망치는 여전히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당사 역시 이익하향 리스크를 근거로 1월에는 대형주보다는 중형주를 선호한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전망치 하향 금액 39조9000억원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금액은 16조3000억원으로 40%를 넘어선다. 삼성전자는 이미 전년 대비 감익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선진국 경기모멘텀을 고려할 때 올해 국내기업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뚜렷한 근거도 찾기 힘들다. 대외환경은 여의치 않지만 어느새 높아진 국내증시 가격 매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 =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에서 감안해야 할 요인은 어닝서프라이즈의 계절성과 연속성이다. 과거 3분기와 4분기 실적시즌에는 전 분기 실적이 쇼크를 기록한 뒤 당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향된 종목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못할 확률이 80% 가량으로 높았다. 반대의 경우(전분기 서프라이즈→당분기 추정상향 종목이 적어도 어닝쇼크는 아닐 확률)를 이용한 전략은 1, 2분기 실적시즌에 적합했다. 따라서 지금은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후 4분기 실적추정치가 하향된 종목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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