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사모펀드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통 사모펀드는 설정 후 10년 이내에 투자 수익금을 돌려주고 청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현재 사모펀드의 운용 기간은 평균 13.2년으로 역대 최장을 기록 중이다. 운용 성과가 나오지 않아 원치 않게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모펀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팔리코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산된 200개 사모펀드의 평균 운용기간이 13.2년이었다. 2008년에는 평균 운용 기간이 11.5년으로 더 짧았다.
지난해 청산된 펀드 중 운용기간이 10년 이내였던 펀드의 비율은 12%에 그쳤다. 29%는 12년, 33%는 14년, 14%는 16년, 7%는 18년, 5%는 19년 만에 청산됐다.
팔리코는 사모펀드의 운용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투자수익률이 과거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하고 잠재적으로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모펀드의 운용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저금리와 유동성이 늘면서 자산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대규모 수익을 챙기기 좋은 시기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2000년 IT 거품 붕괴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자산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져 사모펀드 운용기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투자회사 신트러스 아흐메아의 요스 판 기스버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사모펀드의 운용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펀드들이 10년을 운용하고 최장 3년을 더 연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며 "벤처캐피털 펀드는 보통 15~20년간 운용하고 펀드오브펀드도 15년 넘게 운용한다"고 말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