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지난 2004년 출범한 사모펀드(PEF)시장이 10년간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는 처음보다 275개사가 늘었고 약정액은 50조원 벽을 돌파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2개에 불과했던 PEF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77개로 10년간 275개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약정액은 4000억원에서 51조2000억원으로 130배 가까이 급증했다. 투자이행액도 3000억원에서 31조8000억원으로 100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PEF산업은 준비기(04년-07년) 및 도약기(08년-11년)를 거쳐 2012년부터 투자회수 본격화, PEF 운용자간 운용능력 차별화 등이 진행되는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준비기 동안 PEF는 44개에 불과했으나 이후 기관투자자의 PEF 투자가 확대되면서 그 수가 급증했다. 2009년을 저점으로 PEF 설립, 운용실적이 있는 운용자가 재설립하는 PEF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대형 연기금들이 PEF 출자를 주도하면서 2010년 이후 프로젝트 PEF 비중이 커졌다.
PEF 운용자 역시 준비기때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외국에서 PEF 운용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이 설립한 전문운용사 및 정책 금융기관 등이 PEF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기관투자자의 투자확대로 PEF설립이 용이해지면서 모험자본 성격의 투자경험이 부족한 신규 운용자 진입이 급증했다.
지난해말 기준 PEF의 총 약정액(잔액)은 51조2000억원에 달했다. 준비기때는 금융회사와 외국법인이 국내 PEF 출자를 주도하면서 연평균 2조4000억원 가량이 신규모집됐다.
이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로 투자저변이 확대되면서 PEF산업의 자금모집 규모가 급증했다. 연평균 신규모집액은 6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는 과거 10년중 최대 규모의 신규자금(9.8조원)이 유입되는 등 PEF 산업의 양적성장이 지속됐다.
지난 10년간 PEF는 총 690사에 46조1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서 회수한 투자금액(누적)은 15조4000억원에 불과해 불균형이 심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문인력 부족과 고위험 장기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문화 등을 감안해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양적성장을 이뤘다"면서 "다만 제도 도입시 기대와 달리 기업경영권인수 투자보다는 단순 재무적 투자가 주요 투자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등 질적 발전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PEF가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모펀드 유형을 단순화하여 규제를 합리화하고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사모펀드 제도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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