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우리나라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시장 진출 늘려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인수합병(M&A) 시장이 20년새 10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인구와 광대한 토지, 중국·인도와 견줄만한 높은 경제성장률이 이 지역 시장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21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아프리카 시장 호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딜로직 통계를 인용, 올들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M&A는 631건으로 20년전인 1995년(67건)에 비교해 10배가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마지막주 발표된 다국적 기업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M&A 규모는 80억달러다.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이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투자를 단행했고, 세계 2위 맥주회사 영국 SAB밀러도 코카콜라와 아프리카 시장을 위해 합작기업을 세웠다. 프랑스 보험사 Axa는 나이지리아 맨사드보험을 인수했다.
국부펀드 진출도 활발하다.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두바이투자공사(DIC)는 올해 나이지리아 당고테시먼트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카타르국립은행도 아프리카 대형은행 에코뱅크 지분 5억달러를 샀다. 이밖에 KKR, 블랙스톤이 아브라지, 헬리오스, 아프릭인베스트 등 아프리카 사모펀드와 협력해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뜨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8%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7.2%), 인도(6.4%), 아시아개발도상국(6.6%)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인구 구조도 이유 중 하나다. 청년층 비중이 높아 고령화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남아공 국제투자은행 스탠다드뱅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중산층 가구가 현재 800만가구에서 2030년에는 2200만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사를 할 수 있는 드넓은 토지가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투자전문가들은 그동안 이 지역에 천연자원과 광산이 늘었지만 앞으론 중산층 수요에 맞춰 관광, 은행, 브랜드 식료품, 자동차, 주택, 보험 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우리나라 시장 진출은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동향센터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시장 진출이 저조한데, M&A를 활용해 신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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