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 국가대표 은퇴 경기를 앞둔 차두리(35·FC서울)를 위한 선전을 다짐했다.
지동원은 오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포지션 경쟁자인 이정협(24·상주)이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 평가전 도중 왼쪽 눈 주변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은 30일 파주NFC(국가대표 훈련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면서 "훈련 결과를 보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지동원을 원톱으로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뉴질랜드와의 경기는 차두리가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한 뒤 14년 간의 대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무대다. 차두리는 이 경기에 선발로 나서 전반전을 뛰고, 하프타임 때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은퇴식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지동원이 차두리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에서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이유는 남다른 조언으로 자신감을 갖게 해준 선배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지동원은 "(차)두리형이 '선수생활을 하다보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해줬다.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졌고, 전 소속팀인 도르트문트에서도 주전경쟁에서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을 다독인 한 마디였다는 뜻이다. 그는 "두리 형은 대표팀 안팎에서 늘 활력소였다. 대표팀을 떠나고 나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고 했다. 지동원이 대표팀 경기에서 다시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9개월만이다. 그는 "두리 형의 은퇴식이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꼭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 기회가 왔을 때 꼭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포지션을 정할 때 선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자리에 세우는 것이 원칙이다. 지동원과 면담한 결과 원톱 자리에 자신감을 보였다"며 활약을 기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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